2024/06/25

[과학철학] Kuhn (1996), “Postscript―1969” to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요약 정리 (미완성)



[ Thomas S. Kuhn (1996),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3rd edi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pp. 174-210. ]

토머스 S. 쿤, 「후기─1969」, 『과학혁명의 구조』, 김명자・홍성욱 옮김 (까치, 2013), 293-341쪽. ]

1. 패러다임과 과학자 공동체의 구조

(Paradigms and Community Structure)

2. 집단 공약의 집합체로서의 패러다임

(Paradigms as the Constellation of Group Commitments)

3. 공유된 예제로서의 패러다임

(Paradigms as Shared Examples)

4. 암묵적 지식과 직관 (Tacit Knowledge and Intuition)

5. 범례, 공약불가능성, 그리고 혁명

(Exemplars, Incommensurability, and Revolutions)

6. 혁명과 상대주의 (Revolutions and Relativism)

7. 과학의 본성 (The Nature of Science)

■ 후기에서 다루는 것 [pp. 174-176, 293-295쪽]

- 초판에서 제기된 주요 난제는 패러다임 개념에 집중됨.

- 패러다임 개념을 과학자 공동체 개념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함.

• 이러한 분리가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주고 분석적 분리의 결과를 논의함

- 이미 결정된 과학자 공동체의 구성원들의 행동을 조사하여 그들이 패러다임을 추구할 때 발생하는 일을 고려함.

- 이 책에서 쓰인 ‘패러다임’ 용어의 두 가지 의미

• 의미(1):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믿음, 가치, 기술 등을 망라한 총체적인 집합(constellation)

• 의미(2): 그 집합의 한 요소인 구체적인 문제 풀이. 이는 정상 과학의 남은 퍼즐들을 해결하는 기초로서 명시적인 규칙을 대체할 수 있음.

- 2절: 패러다임의 첫 번째 의미인 사회학적 의미

- 3절: 본보기가 되는 과거 성취로서의 패러다임

- 4절: ‘주관적’이나 ‘직관적’ 같은 용어들을 공유된 예제들(shared examples)에 암묵적으로 내포된 지식의 요소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

- 5절: 양립불가능한 두 이론 사이의 선택 문제

- 6절: 이 책의 과학관이 상대주의적이라는 비난을 살펴봄.

- 7절: 쿤의 논증이 서술적 양식과 규범적 양식을 혼동하는지 검토. 이 책의 논제들이 과학 이외의 분야들에 어느 정도 적절히 적용될 수 있는지 논평.

1. 패러다임과 과학자 공동체의 구조

(Paradigms and Community Structure)

■ [p. 176, 295-297쪽]

- “패러다임”이라는 용어가 도입되는 방식은 본질적으로 순환적임.

• 패러다임은 과학자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

• 과학자 공동체는 패러다임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짐.

- 과학자 공동체는 패러다임에 의존하지 않고도 분리될 수 있어야 하고 분리되어야 함

• 패러다임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행동을 조사하여 발견될 수 있음.

- 쿤은 과학자 공동체에 대한 직관적 개념을 밝히고자 함.

• 과학사가, 사회학자, 과학사학자들이 널리 공유하는 개념

■ 과학자 공동체의 특징(1): 동질성 [p. 177, 297쪽]

- 어떠한 과학자 공동체는 한 과학 전공 분야의 종사자들로 구성됨.

- 구성원들은 유사한 교육과 전문적인 지도를 받고, 그 과정에서 동일한 기술적인 문헌을 흡수하며 그로부터 동일한 교훈을 얻음.

- 과학에도 학파들이 존재하지만, 학파들은 항상 경쟁하며 대개 경쟁은 곧 끝남.

• 학파는 양립불가능한 관점에서 같은 주제에 접근하는 공동체

- 과학자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후계자 양성 등 공유된 일련의 목표를 추구할 책임을 짊.

- 집단 내 의사소통은 비교적 완전하며, 전문적 판단은 비교적 일치함.

- 상이한 과학자 공동체는 서로 다른 주제에 주의를 기울이므로 집단 간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 있음.

■ 과학자 공동체의 특징(2): 다양한 수준으로 존재 [pp. 177-178, 297-298쪽]

- 과학자 공동체는 다양한 수준으로 존재함.

• 가장 포괄적인 것은 모든 자연과학자들의 공동체, 그 다음은 주요 과학 전문가 집단(물리학자, 화학자 등), 그 다음은 주요 하위집단(유기화학자, 고체 물리학자 등)으로 나눌 수 있음.

• 최종 학위의 주제, 전문 학회의 회원 여부, 읽는 잡지는 공동체 소속 여부를 가리는 매우 충분한 기준임.

• 공동체의 구성원은 전형적으로 100명, 경우에 따라서는 그보다 훨씬 적은 수

- 대개 개별 과학자들, 특히 가장 유능한 학자들은 동시에 여러 집단에 속함.

■ 과학자 공동체의 특징(3): 패러다임 보유 [pp. 178-179, 298-300쪽]

- 이러한 공동체는 과학 지식의 생산자이자 승인자로서 묘사되는 기본 단위이며, 패러다임은 이러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

-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전-패러다임 시기에서 패러다임 이후 시기로의 이행

- 주목할 만한 과학적 성취가 나타나고 학파의 수는 크게 줄어 하나로 수렴되고, 더 효율적인 하나의 과학 활동 양식이 시작됨.

- 구성원들이 자기 분야의 토대를 당연시할 때만 가능해지는 집단 연구가 등장함.

- 이러한 이행은 패러다임의 최초 획득과 관련될 필요는 없음

- 전-패러다임 시기의 학자들을 비롯하여 모든 과학자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하나의 패러다임’이라고 부른 여러 요소들을 공유함.

- 성숙한 상태로 이행하면서 변하는 것은 하나의 패러다임의 존재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성격임. 이러한 변화를 거쳐야만 정상적인 퍼즐 풀이 연구가 가능해짐.

■ [pp. 179-180, 300-]

- 두 번째 쟁점은 과학의 주제와 과학자 공동체를 일대일로 동일시한 것과 관련됨.

- 쿤은 ‘물리광학’, ‘전기’, ‘열’ 등이 연구 주제를 명명하듯 과학 공동체도 명명하는 것처럼 행동했음.

- 유일한 대안은 그 모든 연구 주제들이 물리학 공동체에 속한다는 것이지만, 이는 시험을 견디지 못할 것임. 해당 공동체가 생기지 않은 경우는 설명하기 어려워짐.

• 예(1): 물리학 공동체는 19세기 중엽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수학 집단과 실험자연학 집단이 합병되어 형성됨.

• 예(2): 열이나 물질 이론 같은 비교적 좁은 주제들은 어느 단일 과학자 공동체의 구역이 아니었음.

- 그러나 정상 과학과 혁명은 과학자 공동체에 기초한 활동이며, 이러한 활동들을 발견하고 분석하려면 시간에 따라서 변화하는 과학자 공동체의 구조를 해명해야 함.

-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것은 연구 주제가 아니라 전문가 집단임.

• 패러다임에 의해 인도된 연구나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연구에 대한 분석은 그 연구를 수행하는 집단(들)을 찾는 것에서 시작되어야만 함.

예3) 물질 이론들은 1920년대까지 어떠한 과학자 공동체의 주제나 영역이 아니었고 다수의 전문가 집단들을 위한 도구였음.

예4) 19세기 전반기의 화학은 돌턴의 원자론의 결과로서 일정비례, 배수비례, 기체 반응 법칙 등을 공유했으나 원자의 존재에 대해 견해를 달리함.

그 밖의 난점과 오해 [pp. 180-181, 301-]

2. 집단 공약의 집합체로서의 패러다임

(Paradigms as the Constellation of Group Commitments)

[pp. 181-182, 303-]

- M. Masterman: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패러다임은 적어도 22가지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

- 쿤은 패러다임 개념을 넓은 의미의 패러다임과 좁은 의미의 패러다임으로 구분함.

- ‘이론(theory)’이라는 용어는 성격과 범위가 훨씬 더 제한적인 구조를 뜻함

- 쿤이 넓은 의미의 패러다임으로 제안하는 것은 “전문분야 행렬(disciplinary matrix)”

- 전문분야 행렬에서 “전문분야”는 특정 전문 분야 종사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것을 가리키며, “행렬”은 다양한 종류의 요소들로 질서 있게 이루어짐을 가리킴.

- 전문분야 행렬은 기호적 일반화, 모형, 가치들, 범례를 요소로 가짐.

■ 요소(1) - 기호적 일반화 [pp. 182-184, 304-]

- 기호적 일반화(symbolic generalization)는 집단 구성원 사이에서 의문이나 이견 없이 활용되는 표현식.

- (x)(y)(z)Φ(x,y,z) 같은 논리적 형태로 쉽게 표현할 수 있음

- F=ma, I=V/R 같은 기호적 형태로 존재함

- “원소들은 일정한 무게비로 결합한다” 등의 명시적 진술들

- 이러한 표현들은 퍼즐 풀이 활동에서 논리적・수학적 조작의 강력한 도구

- 해당 분야에서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기호적 일반화의 수가 증가할수록 그 분야의 위력이 커짐

- 기호적 일반화는 자연 법칙과 비슷해 보이지만 집단 구성원에게 그 이상의 기능을 함.

(i) 법칙으로서의 기능: 줄-렌츠 법칙에서 H, R, I의 작용에 대한 무언가를 알려줌.

(ii) 정의로서의 기능: 법칙에 포함된 기호들에 대한 정의로서 작용함

- 법칙은 단편적으로 교정할 수 있지만 항진명제인 정의는 그렇지 않음.

■ 요소(2) - 모형 [p. 184, 306-]

- 모형은 “형이상학적 패러다임” 또는 “패러다임의 형이상학적 부분”으로 언급한 것

예) 데카르트의 물질관(형이상학적 모형), 기체 분자들에 대한 당구공 모형(발견법적 모형)

- 모형은 집단에게 바람직한 유비를 제공함으로써 무엇이 적합한 퍼즐 풀이로 간주될 수 있는지 결정하는데 기여함

- 또한 모형은 미해결 퍼즐의 목록을 결정하고 각 퍼즐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것도 도움

- 그러나 모형을 꼭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님.

예) 원자를 믿지 않아도 19세기 전반기 화학자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수 있었음.

■ 요소(3) - 가치들 [pp. 184-186, 307-]

- 가치들은 기호적 일반화나 모형보다 상이한 과학 공동체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자연과학자 전체에 공동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데 기여함.

- 위기나 패러다임 선택의 순간에 가치의 중요성이 부각됨

예) (예측의) 정확성, (내적/외적) 일관성 등

- 전체 이론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가치들도 존재함

예) 단순성, 넓은 적용범위, 다산성, 그럴듯함 등

- 가치의 항목은 대체로 공유하지만, 적용에 있어서 가변적임. 정확성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단순성, 일관성 등에 대한 판단은 개인에 따라 달라짐.

예) 고전 양자론에 대한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태도

- 비판: 가치에 의한 이론/패러다임 선택은 경쟁 이론 사이의 선택 문제나 변칙 현상을 구별하는 문제에 대한 획일적인 동의를 이끌어내기에 불충분함

- 쿤의 반박

(i) 공유된 가치는 과학자 사회의 집단적 행동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함

(ii) 가치 적용의 가변성은 위험을 분산시키고 장기적 성공을 보장하는 역할을 함.

■ 요소(4) - 범례 [pp. 186-187, 310-]

- 범례(exemplar)는 쿤이 원래 의도했던 패러다임의 의미(좁은 의미의 패러다임)

- 모범적・성공적 문제풀이 또는 교과서나 공인된 논문의 표준적인 적용 사례나 문제 풀이법

- 모든 물리학자는 경사면, 자유낙하, 용수철 진동, 진자, 행성 궤도 등의 문제나 기기 사용법을 공유함. 세부 분야로 나아가면서 공유된 기호적 일반화는 점차 서로 다른 범례에 의해 학습.

3. 공유된 예제로서의 패러다임

(Paradigms as Shared Examples)

187-, 311-

과학 지식은 이론과 규칙의 집합이 아님.

이론을 배운다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님.

법칙과 이론은 표준적인 예제가 없다면 경험적인 내용을 가질 수 없음.

학생들은 예제와 연습문제를 통해 과학과 자연에 대해 함께 배우게 됨.

- F=ma. 실제 다양한 물리적 상황에서 어떻게 힘, 질량, 가속도를 골라낼 수 있게 되는가?

189-, 313-

“과학도는 으레 그들 교제의 한 장의 끝에 실린 문제들을 푸는 데서는 여러 군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통상적으로 그런 난점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해결된다. 학생은, 자기 교수의 도움을 받든 받지 않든 간에, 그의 문제를 자신이 이미 부딪혔던 문제처럼 다루는 방법을 발견한다. 유사성을 파악하고 구별되는 두 가지 이상의 문제들 사이의 유비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학생은 기호를 서로 관계짓고 그것들을 이전에 효과적이라고 증명된 방식으로 자연에 적용시킬 수 있다. 법칙-개요, 예컨대 f=ma는 하나의 도구로 작용함으로써 학생에게 어떤 유사성을 탐색해야 하는가를 지시하며, 그 상황이 느껴지게 되는 경험의 통일적 형태를 신호해준다. 내 생각으로는, f=ma 또는 그밖의 기호적 일반화에 관한 주제처럼, 다양한 상황들을 서로 닮은 것으로 보는 능력은 학생이 연필과 종이를 쓰든 설비가 잘된 실험실에서든 간에, 예제를 풂으로써 얻게 되는 주요 성과라고 본다. 그 문항수에서는 개인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지만, 어느 정도의 문제 풀이를 완결하고 나면, 학생은 한 사람의 과학자로서 그에게 닥치는 상황을 그 전문가 그룹의 다른 구성원들과 같은 경험 형태로 다루게 된다. 그 학생에게는 그런 상황들이 그의 수련이 시작되었을 때 당면했던 것과는 더 이상 동일하지가 않다.”

190, 315-

- “실제 하강은 잠재적 상승과 동일하다”는 원리로부터 어떻게 문제를 풀 수 있는가?

- cf. 마이클 폴라니의 “묵시적 지식”

4. 암묵적 지식과 직관 (Tacit Knowledge and Intuition)

191-, 316-

유사성 인식에 있어 범례의 우선성 및 완전성

“유사에 대한 동일한 인식을 낳을 수도 있는 수많은 기준들 중의 어느 것보다도 논리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선행하는 것이다. 유사하다는 것이 눈에 띈 후에는 기준을 물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경우 그것은 자주 그럴 만한 가치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두 문제를 비슷한 것으로 보는 것을 배우는 동안 얻어진 심적 혹은 시각적 인상들의 집합은 직접 적용될 수도 있다. ... 무엇에 관해서 비슷한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먼저 주어지지 않더라도, 자료들을 처리해서 유사 집합들을 얻어낼 수 있는 수단이 있다.”

193-, 319-

아이는 어떻게 오리와 백조와 거위를 구분하게 되는가? 단지 사례들을 보며 훈련을 하면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금세 학습 가능. “백조는 하얗다”와 같은 정의나 명시적 기준은 유용하지만 사용하지 않아도 학습 가능.종의 식별 규칙을 만들어낸다면? 사후적으로 가능하나 그것은 그 공동체가 지닌 지식의 형태가 아니며, 그 공동체의 인지 능력을 약화시킬 것임. 종의 경계선은 새로운 사례의 추가에 따라 조금씩 변경되어야!

5. 범례, 공약불가능성, 그리고 혁명

(Exemplars, Incommensurability, and Revolutions)

198-, 325-

- 서로 다른 패러다임 사이에 선택의 근거는 충분치 못함.

- 전제가 공유되어야 옳고 그름의 판별이 명확하게 갈라짐. 전제가 공유되어 있지 않다면?

- 그러한 상황에서의 패러다임 선택이 과연 합리적일 수 있겠는가?

- “설득된 것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그런 이유들이 궁극적으로 그룹에 대해서 결정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99-, 327

- 선택은 공유된 가치에 의해 이루어짐 : 정확성, 단순성, 다산성, 일관성, 넓은 적용범위

- 항목은 일치하지만, 각 항목의 적용과 가중치는 불일치. (과학자들의 일치와 불일치 모두 설명)

- 미묘한 가치 차이를 가진 사회 구성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결정적 논증보다는 여러 논증이 필요.

200-, 328-

- 더 심오한 문제 : 같은 상황을 다르게 지각. 동일한 단어가 달리 사용.

- 이러한 상황에서 둘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를 설득시킬 수 있는가?

- 서로 다른 지각의 원천 : 서로 다른 범례에 의한 서로 다른 유사성 인식! → 서로 다른 분류

- 난처함 : 중립적 언어 사용의 어려움. 일상적 어휘에 의지하기, 번역. 번역의 한계.

204-, 333-

- 개종의 중요성 : 어느 순간 상대 이론을 번역하지 않고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계기.

6. 혁명과 상대주의 (Revolutions and Relativism)

205, 334-

- 일종의 문화 상대주의? 쿤은 ‘단순한’ 상대주의는 아니라고 대응.

- 대다수 과학자들에게 인정된 뚜렷한 기준 : 퍼즐을 설정하고 풀이하는 능력! (물론 적용에 있어서는 모호. 사람마다 판단 다를 수 있음.)

205-, 335-

- 퍼즐 풀이 능력에 대한 추구가 낳는 귀결 : “과학의 발전은 생물학적 진보와 마찬가지로, 그 방향이 하나이며 비가역적인 과정이 된다. 그 이후의 과학 이론들은 그것들이 적용되는 흔히 상당한 차이가 나는 환경에서 퍼즐들을 푸는 데에 이전의 것들보다 더 좋은 이론이 된다. 이는 상대주의자의 입장이 아니며, 그것은 내가 과학의 진보를 확신하는 신봉자라는 의미를 드러낸다.”

206-, 336-

- 그럼에도 근사적 실재론 거부. 근거는? 선행-후속 이론 사이에 존재론적으로 일관된 방향성 없음.

7. 과학의 본성 (The Nature of Science)

(2023.08.30.)


2024/06/24

뱀조심



빈 집 근처를 정돈하던 중 석면판을 치우려고 들어 올렸는데 밑에 뭔가가 있었다. 갈색이고 뭉쳐 있어서 똥인가 싶었는데 들여다보니 똬리를 튼 살모사였다. 놀라서 자빠질 뻔했다. 어두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밝아져서 정신을 못 차렸는지 처음에는 별반 반응이 없다가 내가 주변에 있음을 알게 되었는지 몸을 부풀렸다. 나는 놀라서 그대로 집으로 도망쳤다.

가을철만 되면 야외에서 뱀을 조심하라는 언론보도가 나온다. 뱀은 사람의 접근을 진동으로 느끼고 도망치니 사람이 먼저 뱀을 건들지만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 뱀이 도망간다고들 말한다. 대충은 맞는 이야기인데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유혈목이 같은 뱀은 살모사보다 강한 독을 가지고 있지만 겁이 많아서 사람 발소리만 들으면 한참 먼 발치에 있더라도 급히 도망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살모사는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다. 작년 가을에 동네에서 살모사를 본 적이 있다. 내가 근처까지 갔는데도 살모사는 도망가지 않았다. 살모사가 나의 접근을 감지하지 못했나 싶어서, 나는 살모사 보고 도망가라고 살모사의 예상 공격 범위 밖에서 발을 쿵쿵 구르고 뛰었다. 그러자 살모사는 도망가기는커녕 그 자리에서 그대로 몸을 부풀렸다. 놀라서 내가 도망갔다.

뱀이 도망가는데 사고가 왜 나겠는가? 뱀이 도망가지 않으니 사고가 나는 것이다. 살모사 같은 뱀은 산란기가 아닌데도 도망가지 않는다. 뱀이 있는 줄도 모르고 가다가 실수로 건들거나 밟아서 물리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2024.04.24.)


2024/06/22

이공계 내 글쓰기 교육 인력 육성의 필요성



이공계에서는 수학은 과학의 언어라고 하면서 떠받들면서, 자연 언어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아무리 신이 수학자라고 해도, 이론이든 실험이든 내가 얻은 결과물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데 쓰는 것은 결국 자연 언어일 텐데, 왜 자연 언어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쓸까?

동료 대학원생의 소개로 과목 연계 글쓰기 과목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학부 공통 글쓰기 수업의 경우, 프로그램 자체에 결함이 있어서 학생이 글을 못 쓴다고 해도 그게 학생 잘못인지 프로그램 잘못인지 가리기 힘들 때가 종종 있다. 교과목 연계 글쓰기 과목은 전공 수업이기 때문에 얼핏 보면 학부 공통 글쓰기 수업보다 프로그램 자체의 결함이 비교적 적을 것 같아 보인다. 그래도 학생이 글 쓰다 누워버리면 역시나 답이 없다.

나도 학생이라 글 쓰다 누워버리는 그 마음을 대강은 이해한다. 다른 중요하고 급한 과목에서 과제가 쏟아지는데, 왜 하는지도 모르겠는 글쓰기를 열심히 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해도 손댈 수 없는 글을 냅다 내버리면 어쩌라는 것인가?

나는 손댈 수 없는 글을 낸 학생에게 예상 독자가 누구냐고 물어본다. 똘똘한 고등학생이냐, 학부 저학년이냐, 학부 고학년이냐, 대학원생이냐, 교수냐 등등. 그러면 우물쭈물하다 그 중 하나를 정하기 마련인데 가끔은 당당하게 대학원생이나 교수라고 답하는 학생이 있다. 내가 해당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리뷰 페이퍼라고 해도 그런 식으로는 안 쓸 것 같은 느낌은 받는데, 내가 해당 분야를 전혀 모르므로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으니 학생을 족칠 수가 없다. 해당 내용만 알았어도 이러저러한 내용을 어떠어떠한 방식으로 기술해야지 왜 이런 식으로 글을 쓰냐고 족쳤을 텐데, 물증이 없으니 “이 글을 어떻게 하죠?”라고 말하다가 40분이 지나갔다. 그러고 나서 글쓰기 조교가 준비를 안 해오고 대충 한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대충한 건 맞는데, 그래도 그런 글은 건당 20만 원을 준다고 해도 손대기 힘들다.(참고로 글쓰기 지도 한 건당 4만 원이다.)

손댈 수 없는 글을 읽다가 ‘내가 왜 이런 글을 읽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전공 대학원생 중 한 명에게 글쓰기 조교 일을 시켰다면, 나처럼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 학생을 못 족치는 일은 없을 것 아닌가? 아무래도 이공계 쪽에는 글쓰기 조교 일을 할 인력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싶다.

어떤 분야가 학문 분야라면, 이공계가 아니라 예체능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분야 전공 수업의 글쓰기 조교를 할 인력이 없다는 것은 이상한 일일 것이다. 글쓰기 조교를 다른 과에서 데려온다는 것은, 경제학과로 비유하자면, 경제수학 수업의 조교를 수학과에서 데려오고 경제통계학 수업의 조교를 통계학과에서 데려온다는 것과 비슷하다. 수학이나 통계학과 관련된 전문적인 연구라면 모르겠으나 학부생 지도 관련해서는 경제학과 내에서 다 해결된다. 그런데 왜 글쓰기는 그렇지 않은가?

중요성만 놓고 보면, 다른 요소보다 글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수학을 많이 쓸 수도 있고 적게 쓸 수도 있으나, 어떠한 경우에도 글은 안 쓸 수가 없다.

(2024.04.22.)


[외국 가요] 라디오헤드 (Radiohead)

Radiohead - Creep ( www.youtube.com/watch?v=XFkzRNyygfk ) ​ Radiohead - High and Dry ( www.youtube.com/watch?v=7qFfFVSerQo ) ​ Radiohea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