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5

[외국 가요] 미카 (Mika)

Mika - Big Girl (You Are Beautiful)

( www.youtube.com/watch?v=LyjS1RBIAwc )

Mika - Happy ending

( www.youtube.com/watch?v=9a8SkQ7yV3M )

Mika - Any Other World

( www.youtube.com/watch?v=E2atMsKZcZY )

Mika - Love Today

( www.youtube.com/watch?v=AWiccrTB4LM )

Mika - Grace Kelly

( www.youtube.com/watch?v=hGLKMf8iVZU )

Mika - Relax, Take It Easy

( www.youtube.com/watch?v=RVmG_d3HKBA )

(2023.01.24.)

수에 대한 이과생의 감정

학과 콜로키움이 끝난 뒤 저녁식사를 할 때 옆 탁자에 앉은 과학정책 전공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공계 학부 출신인 과학정책 대학원생이 책읽기 모임을 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해당 책모임의 구성원 중 상당수는 이공계 출신이었는데, 그들 중 누군가가 좋아하는 수에 대하여 말하니 같이 있던 이공계 출신들도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수를 말하고 좋아하는 이유를 말했고, 그걸 듣고 있던 문과생 출신이 그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고 한다. 나도 그 이야기를 듣고도 어벙벙했다. 특정 수에 특별한 감정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수에 대해 내가 가지는 감정이란, 통장 잔고가 큰 수였으면 좋겠다는 것과 펀드 수익률이 큰 수였으면 좋겠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특정 수에 애틋한 감정을 가진다는 것이 그렇게까지 이상한 것은 아니다. 고대로 올라가면, 동양이든 서양이든 수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아마도 수를 다루는 사람들은 자기가 다루는 수에 대해 자기도 어떠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고, 고대인들의 수에 대한 감정이라는 것도 인간 본연의 수에 대한 원초적 감정 비슷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수가 무작위적인 것도 아니다. 완전수, 소수, 파이, 자연상수 등으로 좁혀진다.

내가 이공계 출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떠오른 것은 주역이었다. 주역에 대한 해석은 크게 의리역과 상수역으로 나뉜다고 알고 있다. 내가 주역에 대하여 정통으로 뭘 배운 적은 없고 들은 것이라고 해봐야 똥 같은 교양 강의 정도밖에 없어서 사실상 아는 것이라고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의리역은 괘나 효의 상을 보고 거기에 숨어 있는 음약이나 강유 등을 풀이하는 것이고 상수역은 점괘에 있는 수를 가지고 뭘 하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주역은 64괘 384효로 되어 있고 그에 대응되는 괘사나 효사가 있을 테니 그런가 보다 할 텐데, 양수가 어떠니 음수가 어떠니 하는 것은 뭐 하러 있는 것인지 아예 신경도 안 썼는데, 이공계 출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마도 수를 접하고 다루는 사람들의 원초적인 감정 같은 것과 연관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보면, 이공계 출신들이 동양철학을 한다든지 한다면, 생-문과 출신들이 간과했던 것을 보거나, 아니면 체감하기 못했던 부분을 포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고대의 지식인들은 지금처럼 문과/이과가 나뉘지도 않았을 것이고, 다산 정약용이 주역 해석을 두고 벌이는 경합(정민 교수의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에 나온다)도 의리역이 아니라 상수역을 가지고 하는 것인 것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느꼈을 법한 감정에 근접하는 데는 오히려 이과생이 더 유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11.25.)

2023/01/23

[강연] 주원준 교수

[플라톤 아카데미] 길가메쉬 서사시 - 인류 최초의 서사시가 기록한 깨달음 (주원준 박사)

( www.youtube.com/watch?v=JJxj0ziaFgk )

[새물결 특별 강좌] 고대 근동 세계와의 대화, 그리고 구약성경 (주원준 박사)

_(상) ( www.youtube.com/watch?v=iD-46XlE8vA )

_(하) ( www.youtube.com/watch?v=fK-uHGalYbA )

(2021.01.04.)

2023/01/21

나는 왜 소주를 마시고 맥주를 마시고 또 맥주를 마셨을까

학부 후배가 다음 달에 결혼한다고 하여 일요일 점심에 모여 식사했다. 낙지전골을 먹으면서 술 한 잔을 했고, 다시 맥주집에 가서 또 한 잔을 했다. 그렇게 술을 마셨으면 좋게 기숙사로 가야 했는데, 괜히 연구실에 가고 싶었다. 집에 일이 있고 하면서 연구실에 자주 못 가게 된 지 꽤 되었고, 일요일이니까 연구실에 사람이 없을 것이고, 또 혼자 연구실에 있으면 오묘한 기분이 들 것 같고, 하여간 연구실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취했던 것이다.

그렇게 굳이 연구실에 갔더니 박사과정생 한 명과 석사과정생 한 명이 있었다. 두 명이 더 있었다고 했는데 어디 가더니 안 돌아온다고 했다. 내가 잘못 간 것이었다. 그 때라도 기숙사로 가야겠지만 이왕 간 것이니 조금 있다가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노트북을 켜서 글쓰기 조교 업무를 하려고 했는데, 글이 눈에 안 들어왔다.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취했었다. 애초에 맨정신에도 글쓰기 과제 글이 눈에 안 들어왔는데 술을 먹으니 더더욱 눈에 안 들어왔다. 내가 이 정도로 술을 먹었다면 분명히 나는 숨을 쉴 때마다 알코올을 뿜을 것이었다. 연구실에서 나와서 공동공간으로 갔다. 작업을 마저 하려고 했으나, 당연히 조교 업무는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오기로 앉아 있다가, 결국 기숙사로 가려고 연구실을 나왔다.

기숙사로 가는 버스를 타러 정문까지 걸어가는데 차선 맞은 편에 있는 인도에서 이상한 점박이 무늬 옷을 입은 놈이 본 조비의 “Always”를 큰 소리로 부르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나와 비슷한 속도로 걸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노래 한 곡을 다 듣게 되었다. 속으로 ‘미친 놈, 더럽게 못 부르네’ 하고 생각하다가, ‘뭐야, 내 또래인가? 저 노래를 왜 알지?’ 싶다가, 계속 듣다보니 ‘못 부르는 주제에 왜 저렇게 애절하게 부르지?’ 싶다가, 하마터면 따라 부를 뻔했다. 정신을 안 놓아서 따라부르지는 않았는데, 사실 가사를 정확히 몰라서 정신을 놓았다고 해도 따라부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미친 놈이 왜 길거리에서 저렇게 노래를 부르지?’ 싶으면서도 이미 버스를 타고 있을 때는 나도 “Always”를 가사도 모르면서 흥얼거리고 있었다. 취했으니까 그랬을 것이다. 버스에서 자다가 술이 약간 깼는데, 술은 약간 깼지만 덜 깨서 그런지 노래방은 가야할 것 같았다. 기숙사에 짐을 두고 가사도 모르는 “Always”를 흥얼거리면서 노래방 쪽으로 가다가, 술을 먹었으면 아이스크림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월드콘 하나 사 먹으려고 기숙사 건물 1층의 편의점 쪽으로 향하다가, 길 건너편의 <ㅇㅇㅅㅋㄹ>가 더 싸니까 거기 가서 사려고 길을 건너려다가, 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불이라서 잠깐 멈추어 섰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고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다른 횡단보도에서 온 동료 대학원생 ㄱ이 손을 흔들었고 그 옆에 ㅎ 선생님이 김창완 같은 따뜻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건냈다. “아, ◯◯◯씨도 맥주 마시려고 나온 거죠?” 그런 게 아니었지만 나는 “네, 그렇습니다”라고 말하고 선생님을 따라가서 맥주를 마셨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선생님과 동료 대학원생도 맥주를 마시기로 약속하고 만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술 먹고 연구실에 도착하기 전에 연구실에서 나왔던 동료 대학원생은 기숙사로 향하다가 우연히 선생님을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우연히 나를 만나서, 그렇게 셋이 모였던 것이다.

내가 만일 술을 먹고 굳이 연구실을 가지 않았다면, 미친 놈이 길거리에서 본 조비의 “Always”를 부르지 않았다면, 아이스크림을 <ㅇㅇㅅㅋㄹ>가 아니라 가까운 편의점에서 사먹었다면, 이 중 단 하나만 실행했다면, 나는 동료 대학원생 ㄱ과 ㅎ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게 그렇다. 내가 누군가를 만났다고 할 때, 그 사람이 그 때 거기에 있었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그 사람이 그 때 거기에 있었다고 해도 내가 그 때 거기에 가서 그 사람을 만났어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렇게 만났던 것이다.

(2022.11.21.)

[외국 가요] 빌리 홀리데이 (Billie Holiday)

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 www.youtube.com/watch?v=qA4BXkF8Dfo ) ​ Billie Holiday - Blue Moon ( www.youtube.com/watch?v=y4b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