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0

[외국 가요] 도니 해서웨이 (Donny Hathaway)



Donny Hathaway - A Song For You

( www.youtube.com/watch?v=riwePTnk-Zk )

Donny Hathaway - I Love You More Than You’ll Ever Know

( www.youtube.com/watch?v=IIegNRlNAi8 )

Donny Hathaway - Giving Up

( www.youtube.com/watch?v=80rngc_jY1o )

(2022.02.10.)


학부 수업에서의 상도덕



내가 학부 때 들었던 수업을 돌이켜 보자면, 냉정하게 말해서, 대체로 별로였다. 선생님들이 너무 못 가르쳤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원에서 만난 학부 선배는 단 둘이 있을 때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아, 우리 학교(학부) 선생님들은 어쩌면 그렇게 하나 같이 못 가르쳤냐?”

내가 학부에 입학한 것이 2004년이므로 학부 시절 이야기라고 해봐야 그저 옛날 이야기일 뿐이기는 한데, 하여간 요즈음 학부생들이 들으면 아마도 놀라울 것이다. 일단, 중간고사는 기본으로 안 본다. 요약문이나 비평문도 절대로 안 쓴다. 기말고사를 보면 기말보고서를 안 쓰고, 기말보고서를 쓰면 기말고사를 안 본다. 수업 자료를 따로 만드는 것도 아니다. 수업 자료 없이 수업하면서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이 정도만 했으면 내가 욕을 안 했다. 한 학기의 절반을 학생들 발표로 때운 수업도 여럿이었다. 어떤 교수는 사실상 한 학기 내내 잡담이나 해서 실질적으로는 두세 주 정도만 수업했다. 그런데 이게 모두 철학과 전공 수업의 이야기이다. 동양철학 전공 수업은 상황이 더 안 좋았고, 교양 수업은 그보다도 상황이 안 좋았다.

물론, 이게 온전히 선생님들만의 잘못은 아니었을 것이다. 강사료가 적으니 강사 선생님들은 학교를 옮겨 다니며 강의를 여러 개 해야 했을 것이고, 수강생도 많으니 일일이 지도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인 그 때는 한국 대학들의 수준도 낮았고 학생들의 수준도 낮았고 여러 기준도 낮았으니까, 당시로서는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못 가르치는 주제에 학생들보고 못 한다면서 야단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들었던 <사회학개론> 수업에서는 강사가 중간고사 기간까지 대충 강의하더니 중간고사 이후부터는 사회학의 연구방법론을 가지고 조사해서 발표하라고 했다. 이게 무슨 <철학개론> 수업 듣고 철학 논문 발표하는 소리냐 싶겠지만, 해당 강사는 정말로 그렇게 시켰고, 당연히 정상적인 발표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개론 수업을 다 듣지도 않은 학부생들이 현장연구를 하겠는가, 통계조사를 하겠는가? 그런데 발표 시간마다 강사는 학생들을 야단쳤다.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능력이 떨어지네, 분석능력이 떨어지네, 요새 학생들은 책을 안 읽네 등등. 뭘 가르쳐 준 다음에 시키든지 말든지 해야지, 이게 대학인가, 한국 육군인가?

사회학과 강사는 심지어 이런 말도 했었다. 정확히 이렇게 말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젊은 사람들이 첨단 기기를 잘 다루니까 나이 든 사람들이 긴장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말을 믿지 않습니다. 저희 세대는 여러분보다 기계는 못 다루더라도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책을 안 읽잖아요. 그걸 어떻게 아느냐구요? 중요한 건 비판적 사고인데 그건 기계를 잘 다룬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 책을 읽어야 나오는 거거든요.”

미친 놈이 수업이나 똑바로 하지, 놀고 자빠졌네, 하는 반응이 나올 만한 발언인데, 실제로 해당 강사는 이런 식으로 말했다. 수업 개판 치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 뻔뻔하기까지 했다.

철학과의 어떤 전공 수업에서는 강사가 중간고사 기간 전까지 설렁설렁 강의하다가 중간고사 이후부터 종강 때까지 학생들보고 원서를 번역해와서 발표하게 했다. 당연히는 아니지만 나를 포함하여 몇 사람은 잘 못 했고 해당 수업의 강사는 발제 준비를 어떻게 한 것이냐고 야단쳤다. 야단치더라도 쥐뿔이나 뭘 제대로 가르쳐놓기나 하고 야단쳐야 하는 것 아닌가?

철학과의 다른 전공 수업에서는 강사가 수업 중에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고 수업 시작하자마자 대뜸 학생들보고 질문하라고 했다. 아무도 질문하지 않으면 “책을 읽었으면 당연히 질문이 생겨야 하는데 왜 질문이 없느냐?”고 다그쳤다. 읽어오라는 것은 있었으나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고 곧바로 질의응답 및 토론으로 넘어갔으니, 질문이랍시고 나오는 건 당연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리이었고, 토론이라고 이어지는 것은 개소리 퍼레이드였다. 수업을 그 따위로 하려면 혼자서 책을 보지 뭐 하러 수업을 듣나? 실제로, 나는 철학과 대학원 입학 준비를 독학으로 했다.

그러한 교수나 강사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적어도 크립키처럼 어디서 배우지 않고도 물체의 연장성 개념을 네 살 때 알았을 것 같지는 않다. 어떻게든 누군가에게는 배웠을 것이고, 설사 혼자서 터득했다고 해도 단박에 알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고 시행착오를 거쳤을 것이다. 그러면 그러한 것들을 학생한테 가르쳐야지, 아무 것도 안 가르치고는 학생들에게 왜 못 하느냐고 닦달하면 되겠는가, 안 되겠는가?

옛날 사람들은 미개한 시절에 태어나고 자랐으니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요즈음 대학생들이 도서관에 가네 안 가네 하는 이야기를 하며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 학생 수준이나 탓하는 강사들이 요새도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에 가기만 하면 답이 저절로 나오나? 도서관에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야 답이 나온다. 책을 찾으면 어떤 책을 찾을지, 논문을 찾으면 어떤 논문을 찾을지, 찾아서 어떻게 할지 알아야 그 자료를 쓸 것 아닌가? 그런데 그와 관련된 것을 하나도 안 가르쳐놓고 학생들이 도서관에 안 간다고 채근한다. 대학원생도 학위 논문 계획할 때 막막하다고 하는 판인데, 학부생보고 제대로 가르쳐준 것도 없이 왜 도서관에 안 가느냐고 야단친다. 거듭 말하지만, 이게 대학인가, 한국 육군인가? 자기가 할 일을 알아서 찾으면 그게 주임 원사지 이등병이겠는가?

학생들이 질문을 안 한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뭘 알아야 질문할 것 아닌가? 어리석은 질문 같은 것은 없다고 말을 하지만, 그건 수업 분위기 유지하려고 그냥 하는 말이고, 좋은 질문과 어리석은 질문은 대체로 어렵지 않게 구분된다. 학부 수업의 질문이라는 것은 어린 아이가 처음 보는 것을 가리키며 “엄마, 저게 뭐예요?”라고 묻는 것이 아니다. 유의미한 질문은 강의 내용과 관련 자료와 유관한 질문이고, 이는 자료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왜 좋은 질문을 안 하는가? 학생들에게 지적인 자극을 줄 만한 내용이 수업에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학생들의 근성이 썩어빠져서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단지 교수나 강사의 눈에 들기 위해 하나도 안 궁금한데 궁금한 척하며 무작정 질문이나 많이 하는 학생도 실제로 있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는가?

과제도 마찬가지다. 한국 대학 중에 글쓰기를 제대로 가르치는 곳은 몇 군데 없다. 강의하는 학교 상태나 학생들 상태를 보면 글쓰기의 기초적인 부분을 수업에서 언급해야 하는지, 안 해도 되는지 견적이 나올 것이다. 학생들 상태가 썩 좋은 것 같지도 않은데 냅다 과제라고 내주면, 당연히 학생들은 못 해온다. 어쩌면 해당 학생들은 어느 수업에서도 정상적으로 배운 적이 없을 수도 있고, 필요한 부분을 가르쳐줄 만한 똑똑한 선배가 학과에 단 한 명도 없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과제 가이드 라인을 알려주기 전에 글쓰기 가이드 라인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제 가이드 라인도 분명치 않은데 과제를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하라고나 하면 학생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못할 것이다. 이래놓고 학생들이 썩었다고 하면 되겠는가, 안 되겠는가?

내가 대학원 다니면서 학부 수업 청강을 해보았는데, (똑똑한 학생들만 뽑았으니까) 분명히 학생들이 다들 똑똑한데도 그런 학생들을 두고도 선생님들은 항상 가이드 라인을 명확하고 자세하게 제시했으며, 조교를 통해서 하든 선생님이 직접 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적절한 피드백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은 학생들을 모아놓고 대강 가르치는 사람들이 가이드 라인이랍시고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면서, 학생들 수준이 어떠네, 근성이 어떠네, 책을 안 읽네, 유튜브를 많이 보네, 대학생 답지 않네 하며, 학생들이 낮은 성과를 죄다 학생 책임으로 뒤집어씌워도 되는 것인가? 이건 교육자의 윤리를 떠나서 상도덕의 문제이다. 교육 봉사로 하는 일이라면 모르겠으나, 적은 액수라도 어쨌든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면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사실, 교육 봉사라도 그딴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2021.12.10.)


2022/02/09

[과학사회학] 김기흥 (2009), 12장. “우리에게 광우병은 무엇인가?” 요약 정리 (미완성)

   
[ 김기흥, 『광우병 논쟁』 (해나무, 2009). ]
  
   
  1. 한국의 광우병 파동
  2. 사전 예방 원칙
  3. 과학적 연구기반 구축
  4. 인간광우병 취약성에 대한 논란
  5. 유럽연합은 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가?
  6. 과학의 절대적 객관성에 대한 뜨거운 열망
  
   
  1. 한국의 광우병 파동

231
유럽의 광우병 발생률은 저하되고 있지만 영국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광우병은 그 국가 의 농업 분야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옴.
    
232-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여러 가지 충돌
‘불확실한’ 현실에 대해 막연한 확률이나 가능성의 논리로 풀어 나가는 자세를 지양해야 함.
광우병 전문가인 일본 도쿄대 가네코 기요토시 교수: “단 한명의 국민이라도 광우병으로 인한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
2008년 한국 정부는 ‘확률론에 바탕을 둔 원칙’


  2. 사전 예방 원칙

234-
광우병은 잠재적인 질병이며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영역.
이러한 질병에 대한 최선의 대처 방법은 고도의 ‘사전 예방 원칙’에 기반하는 것.

236-237
한국에서 벌어진 광우병 논쟁의 어느 쪽도 과학적이라고 내세운 근거들은 아직 논란의 대상이고 증명되지 않은 것들.
또한 그저 국제조직의 최소 기준만을 충족시키면 문제는 해결된다는 식의 주장이 올바른 정책 판단의 원칙인지는 생각해보아야 함.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곧 안전한 것이라고 믿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큼.
시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과학적 원칙을 넘어설 수 있는 사전 예방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음.


  3. 과학적 연구기반 구축

237-
과학적 연구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우리나라에 시급한 부분.
한국에는 전문적으로 스크래피나 광우병을 연구하는 연구소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
그런 열악한 상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미국 측이 제시한 과학적인 자료에 반박할 여력이 있었겠는가 하는 당연한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4. 인간광우병 취약성에 대한 논란

241-
일단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들에서는 예외 없이 인간광우병인 변종 CJD가 발병.
특히 지난 광우병 파동에서 논란이 되었던 ‘한국 인구의 유전적 연구를 통한 프리온 질병의 취약성’에 대한 논문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기.
그러나 취약성 문제도 불확실성이 높은 영역이므로 단순히 유전자라는 변수만으로는 취약성을 판단하기 어려움.
더군다나 쇠고기 섭취가 아닌 수술과정에서 받은 수혈을 통해 전염된 사례들도 염두에 둬야할 중요한 사안.


  5. 유럽연합은 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가?

246-
유럽연합은 1989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
미국 축산업자들이 소에게 유럽에서 금지하고 있는 성장호르몬을 투여하기 때문
세계무역기구가 미국의 손을 들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은 결과에 승복치 않은 채 지금까지 수입을 하지 않고 있음.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은 광우병 파동을 통해 너무나 큰 교훈을 얻었고, 자국 국민의 생명보호를 위한 식품정책은 세계 어느 곳보다 강화
결국 무역 분쟁에서 패소했음에도 식품정책 완화는 전혀 추진하지 않고 있음.
이런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아무리 해도 과하지 않다는 것.


  6. 과학의 절대적 객관성에 대한 뜨거운 열망

248-
광우병 논란은 과학적 근거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없음.
연구와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
과학적 증거에 대한 논의는 결국 과학적 해석의 문제.
‘30개월령’이나 ‘특정 위험물질’도 과학적 기준이라기보다 가변적인 합의와 해석의 산물.
과학적 객관성에 대한 절대적인 열망은 오히려 그 객관성의 이름으로 오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됨.
  
  
(2019.12.05.)
   

2022/02/08

[참고 문헌] 형이상학 - 가능세계, 양상 (한국어 서적)

      

김우진, 『양상논리와 형이상학』, 새들녘, 2012.
  
손병홍, 『가능 세계의 철학: 가능세계와 동일성에 대하여』, 소피아, 2004.

 

  
  
(2021.03.29.)
    

[외국 가요] 빌리 홀리데이 (Billie Holiday)

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 www.youtube.com/watch?v=qA4BXkF8Dfo ) ​ Billie Holiday - Blue Moon ( www.youtube.com/watch?v=y4b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