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0

[과학기술학] 홍성욱 (1999), 1장. “과학사회학의 최근 동향 ㅡ 사회구성주의, 과학적 실천, 포스트모더니즘” 요약 정리

   
[ 홍성욱, 『생산력과 문화로서의 과학기술』 (문학과지성사, 1999). ]
  
  
  1. ‘스트롱 프로그램’ 사회구성주의가 등장한 배경
  2. 스트롱 프로그램
  3. 새로운 경향: 실험으로의 복귀
  4. 라투르와 울가의 『실험실 생활』과 ‘구성주의’
  5. 실험실, 『파스퇴르화』 『활동중인 과학』 그리고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
  6. ‘기술의 사회적 구성’과 ‘잡종 공학’
  7. 구성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8. 스트롱 프로그램과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비판적 평가
  
  
■ 사회구성주의 [21-22쪽]
- 사회구성주의(social constructionism): “과학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 스트롱 프로그램(Strong Program)은 과학 지식이 과학 외적인 요인들, 즉 사회적・정치적・경제적・철학적・이데올로기적・성적 요인에 의해 구성된다는 입장.
-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은 사회가 과학에 의해 구성됨을 강조함.
- 과학과 사회의 ‘공동구성’(co-construction)이나 ‘공동형성’(co-shaping)에 대한 논의


  1. ‘스트롱 프로그램’ 사회구성주의가 등장한 배경

■ [22-23쪽]
- 사회가 지식에 영향을 준다거나 지식이 사회적 요인을 반영한다는 생각
• 칼 마르크스
• 칼 만하임과 에밀 뒤르켐
- 이들이 말한 과학적 지식은 자연과학이 아니라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 진정한 자연과학은 과학자의 개인적 성향 등을 반영하지 않고 자연 속에 존재하는 것을 반영할 뿐이라고 생각함.

■ 스트롱 프로그램 [23-27쪽]
- 1970년대 에든버러 학파가 ‘스트롱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과학사회학 프로그램을 제안함.
• 에든버러 학파(Edinburgh School): 데이비드 블루어, 베리 반스 등 과학사회학자들이 에든버러 대학에 있어서 붙은 이름.
• 스트롱 프로그램은 자연과학의 지식도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주장함.
- 스트롱 프로그램 등장에 영향을 준 요소(1): 토머스 쿤의 과학 혁명 개념
• 과학 이론의 의미는 과학자들이 공유하는 특정한 과학적 패러다임에서 온전히 찾을 수 있음. 과학 작업이 가지는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이고 사회적인 성격을 강조함.
- 스트롱 프로그램 등장에 영향을 준 요소(2): 철학적 개념들
• 핸슨의 관찰의 이론 적재성 개념
• 과인의 미결정성 이론
- 과학 이론이 불충분하게 결정된다면, 나머지 부분을 결정짓는 것은 과학 외적인 사회적 요인이라고 스트롱 프로그램은 주장함.
• 과학 논쟁은 내적 요소만으로 끝나지 않고 반드시 외적 요소에 의해 끝난다고 함. 
• 과학적 합의는 ‘사회적으로 중재된 협상’
• 과학적 지식은 자연의 산물만이 아니라 사회적 타협의 산물이기도 함.
• 과학 이론은 매우 유연해서 과학자들이 주물러 만들어낼 수 있음
- 스트롱 프로그램 등장에 영향을 준 요소(3): 과학과 사회의 연관성을 보여준 과학사 저작들
• 내적 접근법 대 외적 접근법의 논쟁
• 내적 과학사(internal history of science): 과학 내적 요인을 강조함.
• 외적 과학사(external history of science): 과학 발전에 끼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요인들의 중요성을 강조함.
- 1930년대 내외 논쟁
• 1931년 소련의 물리학자 보리스 헤센(Boris Hessen)은 뉴튼 물리학이 탄도학이나 항해술 같은 17세기의 기술적・경제적 필요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주장함.
• 헤센의 주장은 버날, 홀데인, 니덤 등에게 충격을 줌.
• 알렉산더 코아레는 17세기 과학 혁명은 기술적・경제적 요소에 의해 일어난 혁명이 아니라 ‘개념의 혁명’이었다고 주장함. 갈릴레오의 물리학은 기술은커녕 실험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것.
• 헤센의 주장은 통속 마르크스주의자의 주장으로 폄하됨.
- 1960-70년대 내외 논쟁
• 요인(1): 과학이 제도적・사회적・정치적 요인들로부터 분리되지 않는다는 과학사 연구
예1) 19세기 말 영국의 전자기학은 독일이나 프랑스의 전자기학과 다름
예2) 18세기 말 프랑스 라부아지에의 화학은 영국 프리스틀리의 화학과 다름
예3) 1950년대 발전한 양자전기역학(QED)은 대체로 미국 과학임.
• 요인(2): 더 세련된 마르크스주의 저작들의 등장
예1) 진화론과 빅토리아 시대의 정치・경제의 상호 영향에 관한 로버트 영의 연구
예2)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 독일의 비-인과적인 양자역학에 대한 폴 포먼의 연구
  
   
  2. 스트롱 프로그램

■ [27-28쪽]
- 데이비드 블루어의 『지식과 사회적 이미지(Knowledge and Social Imagery)』(1976)
• ‘스트롱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함.
• 프로그램의 네 가지 명제를 제안함.
- 스트롱 프로그램의 네 가지 명제
• 인과성(causality): 과학 지식에 대한 설명은 사회적 조건과 지식 사이의 인과 관계로 맺어져야 함.
• 공평성(impartiality): 참과 거짓, 합리성과 비-합리성, 성공과 실패 같은 대립항들을 각각 공평하게 설명해야 함.
• 대칭성(symmetry): 이분법상의 대립항들을 같은 원인으로 설명해야 함.
• 반성성(reflexivity): 사회적 설명이 스트롱 프로그램 자체에도 적용되어야 함.
- 블루어는 방법론적 상대주의를 주장함.
• “객관성은 사회학적이다.”


■ 스트롱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 [28-29쪽]
- 대칭 논제에 대한 비판
• 대칭 논제는 매우 모호함.
• 합리적 믿음과 비합리적 믿음, 과학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설명하는 데 같은 원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됨.
- 대칭 논제에 대한 홍성욱의 해석
• 블루어의 대칭 명제를 조금 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과학사회학이 엔-레이(N-rays) 같은 실패와 오류만 사회학적으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뉴튼 과학 같은 성공한 과학도 사회학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
- 반성 명제에 대한 비판
• 반성성 명제가 참이라면 스트롱 프로그램도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 되고 스트롱 프로그램의 명제도 틀린 것이 될 수 있다.
• 모든 주장이 상대적이고 모든 객관성이 사회적이라면 스트롱 프로그램 자체의 타당성을 판가름할 길도 없어진다.
- 반성 논제에 대한 홍성욱의 해석
• 스트롱 프로그램은 서로 경합중인 주장을 판단할 수 있는 ‘실질적’ 기준이 없다고 주장한 적이 없고 자신들의 이론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하지도 않았다.
• 여러 의견 중에 어떤 의견이 절대적으로 옳은지 알 수 없더라도 그 의견이 속한 맥락을 자세히 보면 어떤 의견이 옳은지는 판단할 수 있다.

■ [29-30쪽]
- 과학이 형성되는 데 어떤 사회적 요인이 관여하는가?
• 이에 대한 원칙은 없음.
• 과학 형성에 어떤 사회적 요인이 관여할지는 경험적인 연구로만 확인할 수 있음.
• 과학 논쟁은 블랙박스를 열어서 만들어지고 있는 과학(science-in-the-making)을 살펴볼 수 있게 함.
- 콜린스가 제시한 과학을 연구하는 세 가지 단계
• 1단계: 과학 논쟁의 분석을 통해 과학의 해석적 유연성을 발견하는 단계. 즉, 과학이 아직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던 상태를 발견하고 재구성하는 것.
• 2단계: 해석적 유연성을 제한하여 논쟁을 종결짓는 기제 발견.
• 3단계: 이런 기제와 사회 구조의 관계를 찾음.

■ 스트롱 프로그램의 초기 연구 사례 [30-31쪽]
- 골상학(phrenology)
- 통계학
  

  3. 새로운 경향: 실험으로의 복귀

■ [31-32쪽]
- 스티븐 섀핀과 사이먼 섀퍼의 『리바이어던과 공기 펌프』(Leviathan and the Air-Pump)
• 비트겐슈타인의 ‘삶의 형식’ 개념에 기초하여 ‘실험적 삶의 형식’을 검토함.
• 실험에는 이론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그 나름대로의 독자적 삶이 있다는 뜻.
- 보일의 공기 펌프 실험은 어떻게 재현되었는가?
• 당시 공기 펌프는 너무 비싸고 조립하기 어려워서 전 유전에 몇 대밖에 없었음.
• 모든 공기 펌프의 공기 누출 비율이 각기 달라 표준을 정하기 어려웠음.
- ‘실험으로의 복귀’(return to experiment)라는 1980년대 중반의 흐름을 반영함.

■ 1980년대 초까지의 분위기 [32-33쪽]
- 1980년대 초까지 과학사학자들과 과학철학자들은 과학적 실행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
- 개념적 요인 강조
• 코아레는 실험적 요인보다 개념적 요인을 강조함. 기구는 단지 기록 장치나 감각 기관의 연장으로 생각함.
• 핸슨이 말한 관찰의 이론 의존성. 실험 데이터가 이론에 의존하므로 이론을 잘 이해하면 실험도 이해할 수 있다는 해석.
• 쿤은 과학 혁명 기간에 일어난 개념 변화를 강조함.
- 1980년대 초까지도 실험에 대한 이론의 우위와 실험의 이론 의존성이 정설
- 이에 대한 반박: 17세기 이후 실험적 방법은 중요한 과학적 방법이 되어 과학자들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론적 추론이 아니라 실험이 됨.

■ 실험과 과학적 실행에 주목하기 시작하게 한 요소들 [33-43쪽]
- 과학자들의 실행에 주목하면 패러다임의 중요한 국면이 드러날 것이라는 점을 간파함
• 과학자들은 교육 과정에서 교과서를 푸는 일을 통하여 패러다임을 접하게 됨.
• 교육받으면서 익힌 문제해결 방법은 과학자가 되는 데 중요한 ‘노하우’가 됨.
• 패러다임은 과학자들이 하는 일의 총체로 해석될 수 있음.
- 제롬 라베츠(Jerome Ravetz)의 『과학 지식과 그 사회적 문제점』은 과학 지식을 획득하고 정교하게 하는 작업을 장인의 활동에 비유함.
• 과학 지식에는 장인의 숙련된 솜씨(skill)처럼 암묵적인 차원이 있음.
• 과학자는 자기가 쓰는 도구의 달인이 되어야 함.
• 과학적 실행상의 숙련(skill)이 필요함.
- TEA 레이저에 관한 해리 콜린스의 연구
• TEA 레이저: 횡자극 대기 압력 이산화탄소 레이저의 준말
• 1970년 캐나다 국방연구 실험실에서 TEA 레이저를 발명함.
• TEA 레이저를 복제하는 데 성공한 집단: 직접 방문을 하거나 사람을 보내거나 전화 통화 등으로 캐나다팀과 접촉함.
• “모든 유형의 [과학] 지식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원리로 정식화할 수 없는 암묵적 규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 중력파에 관한 해리 콜린스의 연구
• 1969년 미국 메릴랜드의 물리학자 조지프 웨버는 중력파를 발견했다고 공표함.
• 1970년 열 개 집단이 웨버의 결과를 재현하는 시험을 한 뒤 베버가 틀렸다고 발표함.
• 콜린스는 웨버가 사용한 것과 똑같은 검파기를 조립해서 시험을 정확히 재현하려 한 집단이 하나도 없음을 발견함. 각자 자기들 나름대로 검파기를 만든 것.
• 왜 그들은 웨버의 실험을 정확히 복제하지 않았으며, 그러면서도 왜 중력파에 대해 ‘동일한’ 실험을 한다고 생각했는가?
• 콜린스는 다른 실험을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 사회적인 협상이 있다고 주장함.
- 콜린스가 제시한 실험자 회귀(experimenter’s regress)
•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중력자를 발견하려면 중력파 검파기를 조립해야 한다.
• 그렇게 조립한 중력파 검파기가 훌륭한지 알려면 그 장치로 중력파를 찾아내야 한다.
• 우리는 중력파를 발견한 적이 없으므로 어떤 신호가 중력파인지 알 수 없다.
- 콜린스는 실험자의 무한 회귀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음.
• 왜 무한 회귀가 일어나지 않는가. 무엇이 회귀에 종지부를 찍는가.
• 서로 다른 기기의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이 중요함.
• 캘리브레이션 과정에 얽혀 있는 사회적 협상이 실험자의 회귀를 종결지음.
- 해킹의 『표현과 개입』(Representing and Intervening)
• 현미경을 통하여 보는 과정에 우리의 개입이나 조작이 수반됨. 우리가 그냥 보기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더 잘 보기 위해서 보는 과정에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함.
• 실험적 실재론: 대상을 조작하는 정도가 대상이 존재하는 정도를 결정한다.
• “당신이 전자를 뿌릴 수 있다면 전자는 틀림없이 존재한다.”
• 해킹의 주장은 관찰의 이론 의존성을 실험 데이터의 이론 의존성으로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줌.
예) 허셜의 적외선 발견. 관측을 지지한 이론은 없었고 관측을 통해 열선 이론에 도달함.
• 이론적 제약들이 실험 과학자들에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이론적 제약이 반드시 이론에 들어맞기만 하는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님.
예) 19세기 말 마이컬슨의 실험. 마이컬슨은 에테르 이론의 신봉자였지만 그가 원하는 대로 실험 데이터가 나오지 않음.
• “실험에는 그 나름의 삶이 있다”: 이론을 시험하기 위해 실험을 고안하는 것이 아니며 측정도 실험자의 작업에서 아주 적은 부분만을 차지함. 실험 과학자들의 목표는 자연적 요소와 기구를 결합해서 (자연이 아닌) 실험실에서 신기한 현상을 창조하는 것.
•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은 이러한 점에서 중요함.
예) 옴의 법칙은 자연 법칙이지만 옴이 실험실에서 새로운 장치들을 결합하여 창조한 것이기도 함.
- 피터 갤리슨: “기구에도 나름의 삶이 있다”
• 어떤 기구는 발명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사용되기도 함.
예) 유도 코일(induction coil)은 처음에 물리학적 목적으로 발명되었지만 나중에는 엑스레이와 전자기파를 만들기 위해 사용됨.
• 과학자의 실천은 이론・실험・기구의 다양한 전통이 만들어내는 다각적 제한 요소들에 의해 제한됨.
- 앤드루 피커링은 과학적 실행의 유연성(plasticity)을 강조함.
• 실험 사실에서 도출된 명제의 진실성은 과학 이론과 실행이 실재와 일치했을 때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가 자기 주변의 다양한 밑천(resource)들을 ‘반죽해서’ 안정시키고 논리 정연하게 만들었을 때 구성됨.


  4. 라투르와 울가의 『실험실 생활』과 ‘구성주의’

■ 구성주의가 사회구성주의와 다른 점 [43-44쪽]
- 사회가 과학을 구성하는 것보다 과학이 사회를 구성하는 것에 더 관심을 기울임
- 인간 행위자와 비인간 행위자 사이의 대칭을 주장함.

■ 브루노 라투르와 스티브 울가의 『실험실 생활』 [44-47쪽]
- 과학 지식의 사회적 구성에 대한 다른 연구들과 달리 인류학적 방법을 사용함.
• 이를 통해 기존의 연구들이 간과한 것을 발견함.
- 특징(1): 과학자들은 수많은 ‘쓰기’ 활동을 함.
• 읽은 논문을 기록하고 발상을 메모하고 관찰 기록을 기록하고 연구 논문을 씀.
• 실험실에 있는 많은 기구들은 직간접적으로 기록과 관련이 있음.
- 특징(2): 과학적 사실의 생산
• TRF(thyrotropin releasing factor)
• TRF는 호르몬이므로 전 우주에 존재하는 TRF의 총량은 매우 적음. 소크 연구소는 동물의 뇌에서 TRF를 추출하기 위해 돼지 머리 500톤을 소비함.
• 실험자 회귀의 문제가 관련됨. 참인 데이터를 배경 잡음과 어떻게 구별했는가?
- 라투어와 울가의 사회학적인 대답
• 소크 연구소뿐만 아니라 다른 분자생물학자 집단도 같은 주제로 작업함.
• 두 집단이 서로 교류하고 경쟁을 하면서 TRF의 존재를 정하는 데이터 표준에 관한 사회적 타협이 이루어짐.
• 이러한 타협이 있기 전에는 "TRF가 존재하지 않았다".

■ [47-49쪽]
- 홍성욱은 리투르와 울가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음.
- 라투르와 울가의 연구는 사람들이 과학적 사실을 생산하는 실험실로 관심을 돌리게 함.
• 1970년대 마르크스주의 과학 비판자들은 『실험실 생활』의 해석이 자본주의 사회의 과학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해석과 일치한다고 주장함.
• 라투르는 자신이 과학에서 사회적 요소를 찾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급진 과학 진영의 시도와 마르크스의 작업은 정반대라고 주장함.
- 라투르는 급진 과학주의자들과 스트롱 프로그램의 시도에 반대함.
• 전제(1): 과학의 사회적 요소를 비판하기 위해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사회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안다고 가정해야 함.
• 전제(2): 자본주의의 과학은 자본주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왜곡된 사회 요소를 반영한다고 가정해야 함.
• 과학이 사회 구성에 연루되어 있어서 사회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음.
• 과학은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자 간의 사회적 게임을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회적 요소로 과학을 설명할 수 없음.
• 과학은 단순히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자 간의 사회적 게임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요소로 과학을 설명할 수 없음.
• 과학 그 자체가 ‘다른 정치’(politics pursed by other means).


  5. 실험실, 『파스퇴르화』 『활동중인 과학』 그리고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

■ 실험실과 파스퇴르화 [49-52쪽]
- 무엇이 과학자를 다른 전문가와 다른 존재로 만드는가?
• 과학자들에게는 실험실이 있고 다른 전문가들에게는 실험실이 없기 때문.
- 파스퇴르화
• 19세기에 세균은 인간보다 강함. 세균은 인간을 죽이지만 인간을 세균을 못 죽임.
• 인간은 파스퇴르의 실험실에서만 세균보다 강해질 수 있었음.
• 실험실의 조건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블랙박스화’하고 이를 실험실 밖으로 유포함.
• 백신은 실험실의 축소판이고, 예장 접종이 성공한 것은 사회를 실험실화한 것임.
- 인간 행위자와 비-인간 행위자의 동맹
• 실험실이 특수한 것은 기구, 실험 대상 등 비인간 행위자가 가득 차 있기 때문.
• 과학자와 비인간 행위자 사이의 힘겨루기
• 과학자가 비-인간 행위자를 치환해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며, 성공할 때마다 비-인간 행위자들이 가졌던 힘을 동맹군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됨.

■ 인간 행위자와 비인간 행위자의 동맹 [52-54쪽]
- 인간 행위자와 비-인간 행위자의 동맹이 과학을 다른 인간 활동과 구분함.
- 동맹의 결과(1): ‘물건’들이 과학과 기술에 똑같이 중요하므로 과학과 기술의 차이가 거의 사라짐.
• 라투르는 과학과 기술을 분리하지 않고 기술과학(technoscience)이라는 말을 사용함.
• 동맹 네트워크는 이질적인 과학-기술-사회적 요소들 사이의 네트워크이므로 과학과 사회의 구별도 흐려짐.
- 동맹의 결과(2): 문서(inscription)의 의미를 재해석함
• 과학자들이 힘을 쟁취하고 유지할 수 있는 수단.
• 옮기기 쉬워서 새로운 동맹을 만드는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함.
- 동맹의 결과(3): 의무 통과점(obligatory passage point)
• 의무 통과점: 사람들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지점.
• 사람들이 의무 통과 지점을 통과할 때마다 과학과 과학자는 더 많은 힘을 얻음
예) 단위와 표준에 관한 연구에 국가가 엄청난 돈을 지출한 것은 단위와 표준이 가장 기본적인 의무 통과점이기 때문.


  6. ‘기술의 사회적 구성’과 ‘잡종 공학’

■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y) [55-58쪽]
- 뉴튼의 법칙이나 TRF가 사회적으로 구성되었다는 주장과 달리, 에디슨의 송전 기술 체계가 사회적으로 구성되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들림.
• 기술의 사회적 구성론에서 새로운 점은 무엇인가?
- 기술적 사회적 구성론(SCOT)은 본질주의를 부정함.
• 본질주의(essentialism): 기술의 단선적으로 발전한다는 주장
• SCOT는 사회 집단들이 기술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함.
예) 자전거의 발전을 고려할 때 기술자, 남성 이용자, 여성 이용자, 스포츠 자전거 이용자, 자전거 반대론자까지 고려해야 함.
- 자건거의 예
• 초기 발전 단계에, 스포츠 자전거 이용자들은 커다란 바퀴(56인치)가 달린 자전거를 좋아하고 여성 이용자들에게는 치마에 맞게 설계된 자전거가 필요함.
• 공기 타이어는 기술자들에게는 골치 아픈 것이었고 스포츠 자전거 이용자들에게는 불필요한 것이었음(용수철 프레임이 충격을 흡수함).
• 자전거 경주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공기 타이어를 장착한 안전 자전거가 다른 자전거보다 빠르다는 것이 입증됨.
• 초기 자전거 설계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아니었던 속도가 부각됨.
• 안전 자전거가 다른 자전거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은 기술적 논리가 아니라 사회 집단과 이들의 이해관계와 인공물의 상호 작용에서 나온 우연한 사건들의 의한 것임.
- SCOT의 해석적 유연성(interpretative flexibility)
• 초기 단계에 있는 기술적 인공물들은 발전 방향과 용도가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

■ 기술 구성에 대한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가들의 이론 [58-60쪽]
- 존 로(John Law)의 잡종 공학(heterogeneous engineering)
• 기술의 안정화는 잡종적인 요소간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한 가지 기능임.
• 사회적인 것은 기술적인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기술-사회 네트워크 자체가 안정화되어야 함.
- 시스템 이론의 예: 토마스 에디슨
• 훌륭한 기술자는 기술 시스템의 건설자


  7. 구성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 사회구성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관계 [60-62쪽]
- 포스트모더니즘: 거대하고 거창한 이론이나 구조를 내세워 사회・역사, 인간 지식 등을 설명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는 것
•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정의가 수십 가지 있으므로 일단 간단하게 정의하기로 함.
- 사회구성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유사성
• 유사성(1): 과학만을 합리적인 지식으로 취급하는 것(계몽적 합리성)에 대한 거부
• 유사성(2): 과학 지식 구성의 국소적・우연적・맥락적 성격 부각
• 유사성(3): 과학적 실행에 관한 연구.
• 유사성(4): 과학 발전의 다중성과 다양성이 존재했다는 쪽을 지지함.
- 모든 사회구성주의자들이 스스로를 포스트모더니스트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님.
• 라루트는 우리가 근대인 적도 없었다고 주장함.
• 사회구성주의자들이 데리다, 푸코, 들뢰즈, 라캉, 크리스테바 등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도 별로 없음.
• 사회구성주의 과학사회학은 쿤 등의 과학철학, 지식사회학의 성과임.


  8. 스트롱 프로그램과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비판적 평가
  
■ 사회구성주의에 대한 홍성욱의 평가 [62쪽]
- 홍성욱은 사회구성주의가 과학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넓혀주었다고 평가함.
•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던 근대 과학의 특징들을 매우 논쟁적인 것으로 바꿈
• 과학적 사실의 생산, 실험의 복제, 이론・기구・실험의 관계 등이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됨.
- 홍성욱은 사회구성주의에 대한 비판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함.
• 스트롱 프로그램을 더 이상 스트롱하지 않음. 1970년대와 1980년대의 프로그램을 오늘날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거의 없음.

■ 스트롱 프로그램 초기 연구의 예 [62-64쪽]
- 19세기 골상학 논쟁에 대한 스티븐 섀핀의 연구
• 섀핀은 골상학이 19세기 에든버러 중간계층 사람들의 계급적 성향과 잘 맞아떨어져서 그 당시 에든버러에서 인기 있는 과학이 되었다고 주장함.
- 섀핀 연구에 대한 의문점: 
• 질문(1): 왜 섀핀은 런던의 물리학자들이 연구하던 전자기론이 아니라 에든버러에서 유행한 골상학을 택했는가? 당대 과학이론이 수백 가지인데 왜 골상학을 선택했는가?
• 질문(2): 섀핀은 에든버러의 경제헉 관심이나 젠더적 쟁점이나 다른 요인이 아니라 계급적 이해관계가 골상학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가? 전자기학도 비슷한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 질문(3): 왜 특정 사회적 요인이 특정한 방식으로 과학의 내용을 결정했는가?
- 사회와 과학이 연결되는 방식이 임의적이라는 비판.
- 에든버러 학파의 답변: “우리는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요인을 직관적으로 많이 알고 있다.”
• 섀핀: “어느 관념이든 어떤 종류의 사회적 기능에 봉사할 수 있으며, 관념과 사회적 목적의 결합은 우연적이다”
- 스트롱 프로그램의 가장 심각한 약점은 이러한 우연성
• 사회적 이해관계와 과학 관념 사이에는 논리적 연결이 없음.
• 스트롱 프로그램의 명제를 받아들인다면, 연구자의 이해관계가 사회적 이해관계와 과학 관념 사이의 연결을 찾는 과정에 연루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함.

■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홍성욱의 비판 [64-67쪽]
- 군사적 메타포, 무명의 행위자보다 영웅적 행위자에게 주목
• 현대 과학에 대한 비판 결여
• 과학자들의 활동이 하버마스가 ‘의사소통적 행위’라고 부른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 힘겨루기는 경계 공간, 경계물의 형성을 설명 못함
• 경계물은 한 쪽이 이김으로써가 아니라 이해관계를 중재함으로써 생겨남.
예) 분자생물학, 물리화학, 천체물리학, 전자공학, 컴퓨터과학 등 경계 분야의 학문.
  
  
(2018.12.08.)
    

2018/08/07

[과학철학] Carnap (1966), Ch 1 “The Value of Laws: Explanation and Prediction” 요약 정리

   
[ Rudolf Carnap (1966), Philosophical Foundations of Physics: An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Science (Basic Books), pp. 3-18.
루돌프 카르납 (1993), 『과학 철학 입문』, 윤용택 옮김, 서울: 서광사. ]
   
   
■ [pp. 3-4, 17-19쪽]
- 과학의 법칙은 세계의 규칙들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표현하는 진술에 지나지 않음.
• 어떤 규칙이 언제 어디서나 예외 없이 관찰된다면 그 규칙은 보편 법칙의 형식으로 표현될 것임.
• 특정한 비율로만 성립하는 규칙이라면 통계적 법칙으로 표현될 것임.
- 보편적 법칙은 보편적 조건 진술이라 불리는 논리적 형식으로 표현됨.
• 모든 x에 대하여, x가 P의 속성을 가진다면, x는 Q의 속성도 가진다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법칙을 기호로 써 보면 다음과 같다.

  (x)(Px ⊃ Qx)

• “(x)”는 “보편 양화사”(universal quantifier). x가 특정한 비율의 경우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우를 다 언급하는 것.
• “Px”는 x가 P라는 것. “Qx”는 x가 Q라는 것.
• “⊃”는 왼쪽 항과 오른쪽 항을 이어주는 연결사

■ [pp. 4-6, 19-21쪽]
- 과학자들의 모든 진술이 법칙처럼 보편적 조건 진술의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님.
• 우리의 모든 지식은 이러한 단칭 진술(특정한 개인의 특정한 관찰)에 기초함.
• 사실은 보편적 진술과 구분되는 단칭 진술로 표현됨.
- 과학자가 말하는 진술은 엄밀한 의미에서 법칙이라고 불러야 함.
• 예) 어떤 동물학자가 교과서에 코끼리는 수영을 잘한다고 썼다면, 그 학자가 1년 전에 본 특정한 코끼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코끼리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
- 여기서 “사실”이라는 말은 보편 진술과 명확히 구분되는 의미로 사용할 것임.
- 경험적 법칙과 이론적 법칙
• 경험적 법칙 또는 경험적 일반화의 예: 열팽창 법칙은 열을 가했을 때 팽창하는 물체들을 여러 번 직접 관찰한 데서 일반화된 것
• 이론적 법칙의 예: 소립자나 전자기장과 같은 ‘관찰할 수 없는’ 이론적 개념들은 이론적 법칙으로 다루어야 함.
- 요약 
• 과학은 개별적인 사실들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시작된다.
• 개별적인 사실들 이외에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규칙은 직접적으로 관찰되는 것이 아니다.
• 규칙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많은 관찰들을 서로 비교함으로써만 가능하다.
• 이러한 규칙들이 진술들로 표현될 때 법칙이라 불린다.

■ 법칙의 역할: 설명과 예측 [pp. 6-8, 21-24쪽]
- 법칙의 역할: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설명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예측하게 함.
- 설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 이상의 법칙을 언급해야 함.
- 가능한 반박: 일상생활에서 친숙한 설명 형태에서는 꼭 법칙이 없어도 되는 듯 보인다.
• 예) “내 시계가 사라졌어. 어떻게 된 거지?”, “존이 방에 들어와서 그걸 가지고 나갔어.”, “왜 가져간 거지?”, “빌려간대.”
• 하나의 사실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여 두 번째 사실을 받아들이게 됨. 두 번째 사실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면, 세 번째 사실을 받아들이게 됨. 여기에 법칙이 필요하지 않음.
- 카르납: 사실에 의거한 설명은 어떤 법칙들을 암암리에 전제하고 있는 생략된 진술임.
• 누가 시계를 빌려간다면 그는 그 시계를 가져간다와 같은 법칙이 생략되어 있는 것인데, 이러한 법칙들은 너무 친숙해서 굳이 표현되지 않았을 뿐.
- 사실들은 최소한 하나 이상의 법칙에 의하여 다른 사실들과 연결되지 않고서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못함. 이러한 설명을 도식적으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음.

1. (x)(Px ⊃ Qx)
2. Pa
3. Qa

• 진술(1)은 어떤 대상 x에도 모두 적용되는 보편적 법칙
• 진술(2)는 특정 대상 a가 속성 P를 가진다는 것을 나타냄.
• 진술(3)은 두 진술을 모두 받아들이면 대상 a가 속성 Q를 가진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도출된다는 것을 보여줌.
- 이는 과학에서도 마찬가지.
• 예) “왜 쇠막대가 커졌죠?”라는 질문에 “막대를 가열했거든요”라고 대답하는 것이 설명이 되는 이유는 쇠막대를 가열하면 막대가 커진다는 법칙을 전제하기 때문임.

■ 통계적 법칙이 사용되는 경우 [pp. 8-9, 24-25쪽]
- 통계적 법칙이 보편 법칙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근거가 적은 설명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그 설명도 여전히 하나의 설명임.
- 높은 확률을 설명
• 예) 특정한 종류의 독버섯을 먹은 사람들 중 90%는 특정한 증상을 보인다.
- 낮은 확률도 설명
• 예) 특정한 음식물을 먹은 사람들 가운데 5%가 특정한 증세를 보이는 경우
• 의사는 몇 가지 검사를 통하여 환자가 특정 알레르기 체질이라는 것을 알아낸 후, 특정 체질의 사람들 중 97%는 그 음식을 먹었을 때 그 환자와 같은 식중독 증세를 보이며, 환자가 그에 속한다고 말한다면 더 강력한 설명이 됨.
- 이러한 통계적 법칙은 흔히 우리의 불충분한 지식 때문에 쓰임.
• 생물학, 의학, 경제학, 사회과학 등에서 통계적 법칙을 사용함
- 양자 이론에서도 우리는 통계적 법칙을 접하게 되는데, 그것은 우리의 무지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기본 구조를 나타내는 것임.
• 현대의 많은 물리학자들은 모든 법칙이 궁극적으로 통계적인 근본 법칙에 의존한다고 생각함. 그렇다면 우리는 통계적 법칙에 근거한 설명에 만족해야 함.

■ 논리학과 수학의 법칙 [pp. 9-12, 25-29쪽]
- 논리학의 법칙들은 과학의 경험적 법칙들과 달리 우리에게 세계에 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다음의 논리 법칙을 살펴보자.

(1) p이고 q이면, p이다.
(2) p이면, p 또는 q이다.

• 위의 진술은 논쟁의 여지없이 참임.
• 위의 진술에서 ‘그리고’, ‘또는’, ‘이면’의 의미는 애매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성을 위해 기호로 재기술될 수 있음.
    
p ⊃ (p∨q)

• ∧라는 기호는 ‘그리고’로, ∨는 ‘또는’으로, ⊃는 ‘...이면 ~이다’로 이해하면 됨.
- 진리표의 가능한 네 가지 조합은 다음과 같음.

     p        q
(1) 참       참
(2) 참       거짓
(3) 거짓    참
(4) 거짓    거짓

• “p∨q”는 (1), (2), (3)의 경우 참, (4)의 경우 거짓
• “p⊃q”는 (1), (3), (4)의 경우 참, (2)의 경우 거짓
- 논리학의 법칙은 세계의 본성과는 전적으로 독립적으로 참임.
• 논리학의 법칙은 필연적인 참이고 모든 가능세계에서 참임.
- 수학의 경우도 마찬가지.
• 예) 군론의 법칙과 유클리드의 3차원 공간에 대한 이론 기하학의 법칙은 외부 세계의 본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
• 이러한 수학적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가능세계는 없음.
- 논리학과 수학에서 확실한 것을 찾아낸 것은 사실이지만, 논리학과 수학의 진술들은 세계에 대하여 아무 것도 알려 주지 않음.
• 이 법칙들은 어떤 가능세계에서도 타당하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떻다는 것에 대해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음.
- 가능 세계: 논리적으로 모순 없이 기술될 수 있는 세계.
- 논리학과 수학의 법칙들은 그 본성상 과학적 설명의 토대로 사용될 수 없음.
• 논리학과 수학의 법칙은 현실 세계와 또 다른 가능 세계를 구별하는 어떤 것도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
• 어떠한 사실이나 현실세계의 구체적인 관찰을 우리에게 설명하려면, 경험적 법칙으로 설명해야 함. 경험적 법칙은 논리학과 수학의 법칙처럼 확실성을 띠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세계의 구조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해줌.

■ “왜” 질문 [pp. 12-13, 29-30쪽]
- 구스타프 키르히호프(Gustav Kirchhoff)와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 같은 19세기 독일 과학자들은 과학이 “왜?” 대신에 “어떻게?”를 물어야 한다고 함.
• 어떤 사건을 설명하는 데 형이상학적인 힘(agent)을 찾을 게 아니라 법칙을 가지고 그 사건을 기술해야 한다는 것.
• 당시 독일 철학은 관념론의 영향을 받았고 “왜?”라는 질문은 일반적으로 형이상학적인 질문과 연결되었기 때문에 마흐 등은 그러한 질문을 거부함.
- 오늘날은 철학적 분위기가 달라짐. “왜?”라는 질문이 그러한 형이상학적인 대답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적법한 질문으로 쓰일 수 있음.
- 과학적 법칙을 사용하여 주어진 사실을 설명하려면, 형이상학적인 어떠한 원인이 먼저 발견되어야 그 사실이 적절하게 사실이 적절하게 설명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배제해야 함.
• 과학이 발전하기 전의 사람들은 어떠한 설명을 할 때 형이상학적인 입장을 취했음.
• 예) 정령이나 신이 비를 내리게 하고 번개를 치게 한다고 생각함.

■ 드리쉬의 예 [pp. 13-14, 30-32쪽]
- 우리 사회는 신화를 버렸지만, 과학자들이 신령 같은 어떠한 원인을 제시하기도 함.
- 독일의 생물학자이자 철학자인 한스 드리쉬(Hans Driesch)는 생물학과 철학에서 뛰어난 연구를 남겼지만, 재생과 번식 등 생물학적 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
• 살아있는 것들에는 다른 것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몇 가지 특성들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엔텔레키”(entelechy)를 가정함.
• 엔텔레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도입한 용어
• 드리쉬는 “엔텔레키는 살아있는 것들이 그들이 하는 방식대로 움직이게 하는 어떤 특정한 힘이지만 중력이나 자기력과 같은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고 함.
- 드리쉬는 유기체의 진화 단계에 따라 엔텔레키가 다양하다고 주장함.
• 단세포 유기체의 엔텔레키는 다소 단순하고 복잡한 생물일수록 엔텔레키도 복잡함.
• 인간의 마음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인간의 엔텔레키의 일부분임,
• 재생작용, 면역작용 등도 엔텔레키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함.

■ 카르납의 비판: 설명에는 법칙이 필요함 [pp. 14-16, 32-35쪽]
- 어떠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칙이 있어야 한다는 통찰이 드리쉬의 엔텔레키 이론에는 부족함.
- 엔텔레키가 무엇을 뜻하는지 묻는다면, 드리쉬는 이렇게 대답할 것.
• “물리학자들은 아무도 볼 수 없는 자기나 전기 같은 힘을 도입한다. 물리적 힘들로는 특정한 유기체적 현상들을 설명할 수 없으므로 물리적 힘과 비슷한 것을 도입한다.”
- 카르납: 물리학자들이 단지 “자기”(magnetism)라는 단어를 도입하여 쇠막대를 향한 못의 움직임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 물리학자에게 못이 왜 움직이느냐고 묻는다면 처음에는 자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겠지만, 조금 더 완전한 설명을 요구하면 그 물리학자는 우리에게 법칙을 제시할 것임.
• 그 법칙은 자기장을 기술하는 맥스웰 방정식 같은 양적인 용어들(quantitative terms)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법칙들(qualitative laws)일 것임.
• 예) “철을 함유하는 모든 못은 자기화된 막대기의 끝에 끌릴 것이다.”
• 질적인 법칙들은 “if ... then ...”이라는 논리적 형식으로 표현될 수 있음.
-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여 새로운 원인(agent)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법칙을 제공해야만 함.
- 드리쉬는 법칙을 제공하지 않았음.
• 도토리나무의 엔텔레키가 염소의 엔텔레키와 어떻게 다른지 명시하지 않았음.
• 엔텔레키가 어떤 조건에서 더 강해지거나 약해지는지에 관한 법칙을 진술하지 않음.
• 물론 드리쉬는 유기적인 현상의 모든 종류를 기술했고 그러한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법칙을 제공했음. 이러한 진술들은 동물학적 법칙으로는 훌륭함.
- 드리쉬는 경험적 법칙들에 추가한 것이 없음.
• 엔텔레키 개념은 새로운 법칙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미 사용하는 일반 법칙이 사용하는 것 이상을 설명하기 못하기 때문.
• 이 개념은 새로운 예측을 하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
•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엔텔레키 개념을 통해 과학적 지식이 증가했다고 말할 수 없으며, 드리쉬의 설명은 사이비 설명(pseudoexplanation)임.
- 가능한 반론: 엔텔레키 개념이 생물학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법칙을 세우는 데 새로운 방법론을 제공한다면, 쓸모가 있다.
- 카르납의 답변: 어떠한 개념에 의해 과거의 법칙보다 더 일반적인 법칙을 세울 수 있다면 그것은 쓸모 있는 개념이지만 드리쉬의 엔텔레키는 그러지 못했음.
• 에너지 개념은 에너지 보존 법칙 등 좀 더 일반적인 법칙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함.
• 드리쉬의 엔텔레키는 그런 의미에서 유용한 개념이 아님.

■ 설명과 예측 [pp. 16-17, 35-37쪽]
- 법칙은 우리가 관찰한 사실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아직 관찰하지 못한 새로운 사실을 예측하는 수단을 제공함.
- 예측의 바탕을 이루는 논리적 형식은 설명의 바탕을 이루는 형식과 정확히 같음.
    
1. (x)(Px ⊃ Qx)
2. Pa
3. Qa

• 진술(1): 어떠한 대상 x가 속성 P를 가진다면 속성 Q도 가진다는 보편적인 법칙.
• 진술(2): 우리는 대상 a가 속성 P를 가진다는 진술을 가진다.
• 진술(3): 우리는 대상 a가 속성 Q를 가진다는 것을 기초 논리학을 통해 연역한다.
- 우리는 진술(1)와 (2)에서 Qa가 어떻게 연역되는지를 보임으로써 Qa를 설명함.
• 예측할 때 Qa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실.
• 우리는 법칙과 사실 Pa를 가지며, Qa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해도 사실이어야만 한다고 결론 내림.
- 대부분의 경우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미래의 사건이지만, 많은 경우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알려진 사실과 동시에 일어남.
• 예) 쇠막대기가 팽창하는 것은 열을 가하는 것과 동시에 일어남.
- 어떤 경우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과거에 속한 것일 수도 있음.
• 예) 심리학자는 심리학적 법칙들을 기반으로 하여 추론함.
• 예) 역사가는 역사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추론함.
• 예) 천문학자는 과거의 어느 특정한 날짜에 월식이 일어났다고 추론할 수 있음.
- 이러한 모든 경우 우리는 같은 논리적 형식과 같은 지식을 가지기 때문에, 이들 모두에 예측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음.

■ 통계적 법칙 [pp. 17-18, 37쪽]
- 많은 경우, 우리가 아는 법칙은 보편적이기보다는 통계적. 이 경우 예측은 개연적.
• 예) 기상학자는 정확한 물리 법칙들과 다양한 통계 법칙들을 사용하며, 그는 내일 비가 올 것이라고 말할 수 없고 비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만 말할 수 있음.
- 우리가 알고 있는 법칙이 보편적인 것이라면, 모르는 사실을 추론하는 데 연역 논리가 적용될 것이지만, 그 법칙이 통계적인 것이라면 확률의 논리를 적용해야 함.
• 예) 어떤 지역 사람들의 90%가 검은 머리라고 한다면, 그 지역의 어떤 사람에 대해 그의 머리가 검을 확률이 9/10라고 추론할 수 있다.
  
■ 예측의 중요성 [p. 18, 37-38쪽]
- 예측은 일상생활에서도 필수적임. 우리의 사소한 행동도 예측에 바탕을 둠.
• 예) 우리가 문의 손잡이를 돌리는 이유는, 손잡이를 돌리면 문이 열릴 것이라고 믿기 때문임.
- 이런 것들은 너무 당연해서 거기에 포함된 논리적 도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숙고된 모든 행동은 법칙을 포함한 그러한 논리적 형식을 전제로 함.
- 예측이 없다면, 과학도 일상생활도 불가능하게 될 것.
  
  
(2018.12.02.)
    

[외국 가요] 머라이어 캐리 (Mariah Carey)

Mariah Carey - Hero ( www.youtube.com/watch?v=fDb0tKHcZhg ) ​ Mariah Carey - Without You ( www.youtube.com/watch?v=4iusJui-BxM ) ​ Maria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