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3

대학원생은 연구자인가?



<경향신문> 칼럼 “대학원생도 ‘연구자’다”에 따르면, 칼럼의 필자는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이라는 프로젝트에 응모하고 싶었으나 박사학위가 없어서 지원 자격조차 없었다고 한다.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이라는 프로젝트 공모가 있었으나 “한국연구재단에서 규정하는 신진연구자는 박사학위 소지자부터”였기 때문에 박사수료생인 필자는 애초에 지원 자격이 안 되었다고 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대학원생이 연구비를 지원받으려고 한국연구재단의 프로젝트에 응모하고 싶었으나 응모자격이 되지 않아 응모조차 하지 못했다니 딱한 일이다. 그런데 한 가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 있다. 대학원생은 연구자인가? 일단 나는 아닌 것 같다. 다른 대학원생들은 연구자인가?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칼럼의 필자는 자신을 연구자로 규정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 시기의 나는 스스로를 ‘연구자’로 규정했다. 신진이나 후속이라는 수식어를 굳이 붙이고 싶지 않았다. 학회에 논문을 제출할 자격은 과정생과 수료생 모두에게 있고 논문을 투고하고 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교수와 학생을 가리지 않고 함께 심사가 이루어진다. 나는 연구의 장에 이미 편입된, 그 생태계의 일원이었다. 연구자는 연구 성과로 말해야 한다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물론 나는 평범한 연구자였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즐거웠고, 연구사에 하나의 단어나 한 줄 정도를 보탠다는 자부심으로 계속 버텼다.


필자의 말대로, 학회에 논문을 제출할 자격은 과정생과 수료생 모두에게 있다. 그래서 대학원생은 연구자인가?

생계가 어렵고 연구비가 없어서 연구자의 꿈을 접는 대학원생이 있다면, 그러한 대학원생들을 지원할 제도나 장치를 만들면 된다. 이는 대학원생이 이미 연구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연구자가 될 사람이어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원생이 연구자가 되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는데 여기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그런데 대학원생이 연구자라고 주장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필자의 주장대로 박사수료생도 연구재단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게 한다고 하자. 대학원생들의 형편이 나아질까. 지금과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박사수료생과 박사학위자가 연구지원금을 두고 한 판 승부를 벌이면 누가 이길까? 크립키처럼 학사 학위만 받고 곧바로 교수가 되는 천재들 말고 능력이 비슷한 대부분의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숙련도가 높은 사람이 승률이 높을 것이니 박사학위자가 연구 지원금의 대부분을 가져갈 것이다. 어쩌다 싹수 있는 박사수료생이 비실비실한 박사 학위자를 이길 수도 있겠지만 이는 가난한 박사학위자한테 갈 돈이 가난한 박사수료생한테 간 것에 불과하다.

신진연구자(박사학위자를 받은 지 얼마 안 된 사람)와 대학원생이 받는 지원금을 분리하는 것이 오히려 대학원생에게 유리할 것이다. 이렇게 해야 대학원생과 박사학위자가 연구비를 두고 경쟁할 경우 박사학위자에게 지원금이 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대학원생이 돈이 없어서 도망가지 않도록 지원을 해달라고 주장하면 되는 것이지, 대학원생도 연구자라는 식의 자의식 넘치는 주장을 할 필요가 없다. 대학원생도 연구자이므로 연구비를 지원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기획사 연습생도 연예인이라는 말이나 견습생도 노동자라는 말과 비슷하다. 돈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돈을 받는 건 맞지만 받는 사유가 잘못되었다는 말이다. 돈 받을 사유가 잘못되면 돈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정당하게 돈을 못 받는 일이 생긴다.

대학원생이 자기도 연구자라는 자의식을 가지는 것은 개인 자유라서 그 사람이 연구자에 걸맞는 능력이나 자격이 있든 말든 그 자체로 욕먹을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하는 주장이 언론을 타고 여론에 영향을 주고 정책 결정에 반영되는 것이다. 연구자도 아닌 사람들의 주장이 마치 연구자의 주장인 것처럼 과대대표 되는 일은 우려할 만한데, 그러한 사람들의 주장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도 아니고 규범적인 주장으로 보아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사람들의 주장이 정책에 반영되면 연구자나 연구자가 될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민주당이나 정의당이 그러한 주장에 낚일 것을 우려한다.

* 링크: [경향신문] 대학원생도 ‘연구자’다 / 김민섭

(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711011153001 )

(2017.11.03.)


2018/01/02

[과학사] Kohler (1993), “Drosophila: A Life in the Laboratory” 요약 정리 (미완성)

   
[ Robert E. Kohler (1993), “Drosophila: A Life in the Laboratory,” Journal of the History of Biology 26: 281-310. ]


  1. Introduction
  2. The Natural History of Drosophila
  3. Experimental Biologists and New Organisms
  4. Experimental Evolution: Drosophila and Its Competitors
  5. Drosophila: A Teaching Instrument?
  6. Morgan: Drosophila and Mutation
  7. Drosophila Takes Over
  8. Drosophila: A Breeder Reactor
  9. Conclusion
  
  
  1. Introduction
  
초파리는 어떻게 현대 생물학 실험실에서 실험 유기체(생물)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지게 되었는가?
이에 답하려면, 초파리가 지닌 유기체로서의 형질과 초파리가 생물학 연구실에 등장하던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함께 살펴보아야 함.

283
이 논문에서 콜러는 초파리가 실험실에 등장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초파리의 실험실 지배는 우연이 아니었으며 최종적으로는 초파리가 실험생물학의 연구 풍토까지 바꾸어 놓았다고 주장함.


  2. The Natural History of Drosophila

283
약 900여 종의 초파리 중 가장 널리 퍼진 종은 노랑초파리(D.melanogaster).
노랑초파리의 주식은 과일에 피어나는 이스트
이들에게 인간 생활권은 먹잇감의 보고.
노랑초파리는 항상 인간을 따라다녔고 인간이 이주한 거의 모든 생태계에 적응함.
초파리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실험 재료였으며 연구실 환경에도 어렵지 않게 적응함.


  3. Experimental Biologists and New Organisms

1890년대부터 1910년대까지는 자연사 연구가 급격하게 실험 중심으로 재편되던 시기.
이 때 학자들은 수많은 생물들을 실험 유기체의 후보군으로 지목했고 각각에 대하여 활발한 연구를 전개함.
학자들은 과도한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서로의 탐구 대상이 중첩되는 것을 꺼려했고 학계에서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우수한 실험 유기체를 서둘러 채택하고자 했고 초파리도 그 중 하나였다.
1901년 하버드 유니버시티의 윌리엄 캐슬의 실험을 시작으로 러츠, 모간 등을 거치며 미국 실험 동물학자들의 네트워크를 타고 연구실들 사이에 퍼져나감.


  4. Experimental Evolution: Drosophila and Its Competitors

초파리가 처음부터 실험 유기체로 각광 받은 것은 아님.
신-멘델주의자들은 유전형질의 대물림 사이에 나타나는 법칙을 관찰하고자 했음.
신-멘델주의적 탐구에 적합한 유기체는 유전되는 형질의 우열이 확실히 구분되고 연구자들이 그러한 우열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
작고 빠른 초파리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함.
초파리는 표현형 상의 특징이 불분명했고 형질의 우열이 확실히 구분되지 않음.
생물학자들은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가축과 농작물을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었음.
많은 후보 중 연구에 적합하지 않은 초파리를 실험 유기체로서 특별히 선호할 이유가 없었음.
다른 실험 유기체들에 비해 초파리는 너무 싸고 흔했으며 병원균을 옮기고 다니는 부정적 이미지도 강했음.
이 때문에 초파리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했음.
초파리는 천한 생물이었고 뒷문을 통해 몰래 연구실로 들어왔을 뿐.
  
성비, 성장률, 번식률, 활동성 등의 형질에 유전과 환경이 미치는 영향 차이를 보고 싶었던 학자들이 형질은 보잘것없지만 번식력만큼은 뛰어난 초파리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다른 생물들을 가지고 진행한 연구가 실패한 후.
매우 부지런했던 럿츠도 초파리 연구는 어디까지나 두 번째 선택지로 여기고 연구했을 뿐.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 초파리 연구에 불평하던 럿츠였지만 수개월 후 날개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개체가 등장하자 초파리를 다시 보게 됨.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표현형의 출현이 초파리를 실험유전학의 더 매력적인 대상으로 만든 것.


  5. Drosophila: A Teaching Instrument?

쉽게 구할 수 있고, 번식력이 우수하며, 생존력이 강하기 때문에 초파리는 실험생물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좋은 교보재가 됨.
초파리는 인간의 계절적 순환에 완전히 적응하여 연구실 환경에서도 쉽게 군집(colony)을 형성.
혹시라도 숙련도가 낮은 학생들이 초파리 군집을 유지시키지 못하고 폐사시키더라도 쉽게 다른 개체를 번식시켜 또 다른 초파리 군집으로 대체 가능.
싸고 유지하기 쉬우며 어디서나 배양 가능.
초파리는 이상적인 교보재.
이러한 장점은 당대 학계에서 낮은 위상을 지니고 있던 연구자들이 초파리를 실험 재료로 사용하도록 유도함.


  6. Morgan: Drosophila and Mutation

캐슬의 가설: 지각할 수 있을 정도로 확연한 돌연변이가 우연히 일어나면 이에 대하여 자연 선택적 압력이 작용하고 이를 통해 종간 분화가 일어난다.
모건은 캐슬의 가설을 믿지 않았음.
모건은 그러한 돌연변이는 개체의 생존에 치명적이므로 즉시 도태될 것이며 훨씬 더 약한 돌연변이들의 누적에 따른 종간 분화가 일어날 것으로 봄.
이를 직접 관찰하고 싶었던 모건은 현장 연구에서 실패한 후 실험 연구로 눈을 돌렸다.
개체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돌연변이가 일어난다는 드 브리스(de Vries)의 돌연변이 기간(mutating periods) 가설에 따라, 모건은 럿츠(Lutz)의 실험을 재현하여 실험 과정 그 자체가 돌연변이를 발생시키는지 검증하고자 함.
이러한 실험은 인공적인 돌연변이 요인을 실험 과정 중에 삽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거 모건이 했던 실험과는 차별화.

302
콜러는 모건이 선택 실험(selection experiment)에서 야생의 종 분화(speciation)의 실제 과정에 가깝게 설정하려고 했다고 생각함.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상황을 연출하고 싶었던 모건에게 있어 2년에 걸친 기다림은 인내를 시험하는 시간.
마침내 초파리는 그가 보고 싶어 했던 돌연변이를 일으킴.
다른 개체보다 확연히 더 짙은 색을 지닌 초파리를 목격하고서 처음에 그는 이것이 “돌연변이 기간의 시작이라 생각했을 것.


  7. Drosophila Takes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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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부위의 색깔 변화를 필두로 예상보다 훨씬 더 많고 다양한 돌연변이들이 쏟아짐.
올리브 색 몸통, 반점 날개, 땡땡이 무늬 몸통, 백안, 반짝거리는 날개, 분홍색 눈, 쪼그라든 날개 등등 10가지가 넘는 돌연변이가 1년 사이에 출현.
이렇게 확연하고 다양한 변화는 모건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
결국 모건의 의도와는 달리 모건의 실험에 의해 초파리가 여러 형질 변이들을 갖춘 신-멘델주의의 모델에 걸맞는 실험 유기체임이 밝혀진 것이다.

실험생물학이 밝혀낸 초파리의 다양한 돌연변이성 형질이 실험생물학 연구실의 자연사를 바꾸어버림.
이제 자연적인 돌연변이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통계적 한계점을 넘을 만큼 충분히 많은 개체수가 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것이 가능한 것은 엄청난 번식력을 가진 초파리뿐. 
초파리의 가능성이 알려지자 더 많은 연구자들이 초파리 연구에 뛰어듦. 
새로운 돌연변이의 발견은 새로운 유전적 지식의 축적으로 이어지고, 그 지식을 통해 또 다른 돌연변이가 발견됨.
이러한 긍정적 피드백은 초파리 연구의 규모를 폭발적으로 확대시킴.


  8. Drosophila: A Breeder Reactor

이러한 변화를 일으킨 초파리의 엄청난 번식을 가능하게 만든 실험실 안 환경은 자연적 환경과 다름.
자연에서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돌연변이 형질을 가진 개체의 안정적인 축적이 가능하게 됨.
고속 증식로(breeder reactor)는 초파리와 초파리를 둘러싼 생산시스템 전체의 조화에 의해 가동됨.
돌연변이 개체의 선별적 보존, 연구자의 목표, 역할, 표준적인 실험 방법 등이 시스템에 포함됨.
고속 증식로가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초파리는 실험실이라는 제2의 생태계에 완전히 적응함.
이러한 적응은 자신을 조작하는 연구자들의 손길에 일방적으로 순응하는 피동적 적응이 아니었음.
초파리는 생물학자들의 연구 규칙과 주제까지도 바꾸며 적극적인 적응을 이루어냄.
  
  
  9. Conclusion

   
  
(2019.09.18.)
   

2018/01/01

[외국 가요] 휴 그랜트 (Hugh Grant)

  
Hugh Grant & Haley Bennett - Way Back Into Love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배경음악)
  
  
(2018.01.01.)
  

[외국 가요] 유리스믹스 (Eurythmics)

  
Eurythmics -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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