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어준: 헤어스타일로 철학을 하시는 강유원 박사님 나오셨습니다.
- 강유원: 네, 안녕하십니까.
- 김어준: 저희가 기죽지 않고 살게 해주마, 라는 취지로 이 대국민 코너를 시작했는데, 지금 국민 여러분들께서 난리가 났습니다. 장안의 화제에요. 로마 신화 이런 걸 왜 읽어야 하느냐 이 얘기를 해야 하잖아요. 근데 이게 우리 사는 거하고 하등의 상관이 없잖아요.
- 강유원: 네. 그러니까 학생들이나 보통 사람들이 얘기할 때, 그리스 로마에 나오는 신들 이름 얘기하면서 이렇게 하잖습니까? 이 신들 이름이 제가 지난번에 세계문학 시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외우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이 신 이름이 그리스 신화에서 신 이름하고 로마 신화에서 신 이름하고 다르거든요. 이쪽은 바카스 저쪽은 디오니소스 이런 식으로. 가령 가장 주신이 되는 제우스 신도,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인데 저쪽 가면 주피터거든요.
- 김어준: 그러니까 그 직책도 기억이 안 나는데 그리스 쪽 다르고 로마 쪽 다르고 외워야 한다는 거거든요.
- 강유원: 직책도 헷갈리고 어떤 애가 아래이고 어떤 애가 위인지 직급도 헷갈리고,..
- 김어준: 직책 직급, 직책 직급.
- 강유원: 소속, 태어난 곳도 복잡하거든요. 얘네들이 또 사람하고 엮여가지고 무슨 짓을 많이 하거든요. 누가 헤라클레스가 신이었나 사람이었나 이런 거 혼동되거든요. 이런 건 교훈이 따로 있어요. (웃음) 이솝우화는 우리가 들으면 대강 교훈을 알잖습니까. 기본적인 틀을 이해하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 이런 건 잘 모릅니다. 사람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 얘기하면 모르는 경우에,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늘도 아니라 두 번밖에 말씀 안 드렸네요, (웃음) 두 번밖에 말씀 안 드렸지만, 이거 왜 읽나? 이거부터 항상 생각을 해야 돼요.
- 김어준: 이거 왜 읽나. 보통은 이런 이름을 많이 주워섬기는 것이 자신의 지성의 표시라고 생각을 하는데,
- 강유원: 교양의 표시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거 왜 읽나?” 하고 물어볼 때 “자네, 이거 왜 읽나?” 하고 물어보면 좀 없어 보이잖아요. 괜히 꼬아서 하는 것처럼.
- 김어준: 자기는 안 읽어봤기 때문에...
- 강유원: 그러니까 그럴 때는 단어를 하나 동원하면 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콘텍스트를 알고 있나, 이렇게.
- 김어준: (폭소) 오늘 중요한 거 나왔습니다, 콘텍스트.
- 강유원: 스펠링 나갑니다, 콘텍스트. (웃음) C.O.N.T.E.X.T. 이게 영어 원래 본토 발음으로 하면 ‘칸텍스트’ 이렇게 하거든요, 칸텍스트. 근데 칸텍스트 그러면, 이거 역시 못 배운 놈 티가 나 버립니다.
- 김어준: (폭소)
- 강유원: 영어를 완전히 소화해가지고 내 것으로 만든 사람처럼 ‘콘텍스트’. 이렇게 말하는 게 훨씬 낫죠. “그 콘텍스트를 알고 있나?” 이렇게. 그러니까 그리스 로마 신화 그 자체의 콘텍스트하고, 그것을 거론하는 콘텍스트를 함께 거론해야 돼요. 제가 대사를 알려드릴게요. “자네 그거 콘텍스트를 알고 있나?” 이거 말도 빨리 해야 돼요. “알고 있나?” 이러면서 살짝 업된 분위기에서. 약간 분위기가 다운되죠, 저쪽은요. 이쪽 분위기가 업 되니까. 그럴 때, “여기서 콘텍스트는 두 가지지.” (웃음)
- 김어준: 두 가지 나왔습니다, 두 가지. 우리는 세 가지 이상 취급을 안 해요.
- 강유원: 세 가지 이상은 저도 못 해요. 적어올 수도 없고 그래 가지고, 두 가지입니다. 콘텍스트가 두 가지지. 하나는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하는 콘텍스트하고, 그리스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 자체의 콘텍스트하고. 이 두 가지가 아닌가 이렇게 얘기를 해야 합니다.
- 김어준: 그리스 로마 신화 자체의 콘텍스트와, 그것을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인 콘텍스트.
- 강유원: 네. 우리가 인제 여기서 콘텍스트란 말에 대해 한 가지 부연설명을 하자면, 이 콘텍스트라는 말이 아 그럼 콘텍스트가 뭔데 이러면서 상대방이 맞받아칠 수 있거든요. “이놈이 어디서 이상한 모두스 비벤디를 갖고 와서 헛소리한다”, 이렇게 작전이 누설될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이럴 때는 “콘텍스트가 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해?” 이렇게 말하거든요. 그럴 때는 이 답변을 준비하고 있어야 돼요. “콘텍스트란 말야, ‘기본’이지.” 이렇게. (웃음) “배경이 되는 기본이지.”
- 김어준: 이건 뭐뭐뭐 이렇게 말고...
- 강유원: “기본, 이지.” 이렇게 끊어서. 이렇게 말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뭐뭐 말이지” 이러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예를 들어야 돼요. 그래야 제대로 아는 거거든요. 지금 레슬링 종목에 그레꼬-로만 자유형 이렇게 두 종류가 있잖습니까. 근데 그레꼬-로만 경기하는데 관객이 “아, 다리 붙잡고 하면 될 텐데” 이러면 콘텍스트를 모르는 거죠. 그죠? 규칙 모르고 떠드는 거거든요. 권투 선수한테 발차기 안 한다고 야단치는 거랑 똑같아요. 그게 콘텍스트거든요. 가령, 제가 첫 번째로 철학 시간 했잖습니까? 근데 “무슨 철학을 철학사 2500년을 그렇게 싸가지 없게 정리하느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이 코너 배수의 진이 갖는 콘텍스트를 모르는 거거든요. 제가 한 400페이지짜리 책을 썼는데, 그 책에다가 20분짜리 했던 그 얘기 그 얘기를 내내 쓰고 있으면, 그 책 내다 버려야 합니다. 그것도 군데군데 찢어서 버려야 해요. 그런데 이런 콘텍스트를 모르면 자다가 요강 들고 배구 하는 것 같은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거거든요.
- 김어준: 기본 취지와 맥락이라는 말이죠.
- 강유원: 그렇죠. 정확하게 이해를 하시는군요. 기본 취지와 맥락 하면 외우기가 어려우니까,
- 김어준: 기본...
- 강유원: 기본, 이라고 외워두시면 되는 겁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콘텍스트 그 처음은요, 그리스 로마 신화 그 자체의 콘텍스트는요, 얘네들은 우리하고 달라요, 한국 사람들하고. 어떻게 다르냐. 한국 사람들은 농경민족이거든요. 그리스 로마 신화는 해양민족이거든요. 달라요. 우리나라는 ‘바다의 신’ 하면 용왕님밖에 없는데, 얘들은 포세이돈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먼저 이렇게 말을 하는 거죠. “우리는 그리스 민족이 해양민족이었다는 사실을 먼저 염두에 둬야 할 거야.”
- 김어준: (폭소)
- 강유원: “그러니 그것으로부터 우리가 뭘 얻어내는 것은 힘들 것 같아, 이렇게. 우리가 뭘 얻어내기는 힘들 것 같아, 우리는 농경민족의 후예 아닌가.”
- 김어준: 우리는 농경민족의 전통이 있지 않은가. 그리스는 해양민족의 전통이 있으니 우리가 뭘 얻어내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얻어내기 힘들다는데 더 무슨 논의를...
- 강유원: “많이 논의해 보게나. 그러나 이것은 지적 유희에 불과하겠지.”
- 김어준: 지적 유희에 불과하겠지. (웃음)
- 강유원: 해양민족이거든요, 해양민족. 지중해 가 보셨죠? 지중해 그 심란한 바다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신화거든요. “이거는 그런 사람들의 신화에 불과해.”
두 번째로는, 그런데도 왜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아야 하나. 그거를 읽어야 할 콘텍스트. 그 기본을 말씀드리면, 이 다른 사례를 하나 역사적 예시로 들어보면, 예전에 동아시아 삼국시대 때 중국하고 한반도하고 일본하고 이렇게 있잖아요, 일본은 그때 ‘왜’라고 불렸죠, 작을 왜. 그 왜가 백제나 신라를 자꾸 건드렸어요. 근데 왜 건드렸냐면, 왜 애들이 왜 건드렸냐, 이걸 우리가 알아야 하거든요. 왜 애들이 한 짓을 왜 그랬는지 물어야 하거든요. 이게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까 가령 중국에서 외국으로 외교문서를 보냈는데, 외교문서가 뭐 잘 지내보자 이런 거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공자 말씀에 이렇게 되어있으니 우리 잘해보자”, 이렇게 나오거든요. 근데 일본에서는 공자 말씀이 뭔지 잘 모르거든요. 쉽게 말해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 말고 고위층이 연락을 할 때, 지금 우리도 고위층들이 대화를 하잖습니까, 담소를 주고받으며 고상한 대화를 쭉 나누잖습니까.
- 김어준: 텔레비전 카메라 밑에 쭉 서있고, 그렇게. 테이블 앞에 앉아 가지고.
- 강유원: 거기서 무작정 막 직설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거든요.
- 김어준: 외교적 수사 같은 것도 사용하고...
- 강유원: 그렇죠. 외교적 수사, 이게 필요한데. 그때는 항해술이 발달하지 못하니까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로 가지 못하거든요. 결국은 거쳐 가야 되는데, 이거에 맞춰 보자면, 현재 서양 아이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 가야 한다는 거죠. 예컨대 저랑 김어준 씨랑 외국에 가서 외국인이랑 대화를 하는데, “걔가 아 이번에는 완전히 제우스적으로 해치웠어”, 이러면 쟤가 무슨 소리야 이렇게 쳐다볼 수밖에 없거든요. 제가 대화를 못하죠. 그런데 서양 그리스 신화 보면 하늘에서 번개 치잖습니까? 제우스가 하늘에서 번개를 내려꽂는 건데, 아, 제우스의 불칼, 뭐 이런 소리를 하는 건데, 그 때 대화를 해야 하니까 알아야 한다 이런 겁니다.
- 김어준: 그러니까 최소한의 소통을 위해서. 그쪽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 강유원: 어쩔 수 없이.
- 김어준: 최소한의 소통을 위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배워야 한다.
- 강유원: 이게 잘난 얘기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다, 정치경제학적인 함의가 있어, 특히 제가 이렇게 다시 정리를 하자면요, 그리스 로마 신화 나오면 콘텍스트를 알고 있나, 두 가지 콘텍스트가 있어. 첫째 콘텍스트와 둘째 콘텍스트.
- 김어준: 첫째 콘텍스트는 그걸 왜 읽어야 하는 콘텍스트.
- 강유원: 아주 명료하게 잘 이해를 하셨네요. 콘텍스트는 뭔지 아나? 기본이지. 이해의 배경이 되는 기본.
- 김어준: 그래서 자체 콘텍스트는, 우리는 농경인데 그쪽은 해양이니까, 지적 유희에 불과하지. 뭐 볼 게 있겠나? 그렇지만, 정치경제학적으로 볼 때 아무래도 주도권을 서구가 지고 있으니, 소통을 위해 읽어야 한다고 봐야지.
- 강유원: 이거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스웨덴이라던가 독일, 이런 나라에서도 많이 해요.
- 김어준: 지난번에 올림픽 특집 때 이런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리스 사람들은 3000년 전에 선조들이 해놓은 일을 놓고 아직도 자기들이 넘버 원이라고 생각하고, 또 온갖 문화가 다 거기서 출발하다 보니 EU 국가들이 그리스에 대해 정신적으로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더군요. 한 수 접어주고 출발한다고.
- 강유원: 더군다나 스웨덴 이런 곳은 로마의 지배 하에 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얘네들이 자기들은 항상 야만인이었다는 이런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유럽 사람들도. 그러니까 우리도 그런 사람들이 있구나, 그러니까 모른다고 괴로워하지 말자, 이런 걸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 김어준: 알겠습니다.
- 강유원: 첫 번째 주 핵심은요, 그리스 로마 신화 나오면, 콘텍스트, 해양문화, 그리스 신화 뿐 아니라 동양의 신화 서양의 신화 이런 것들 많이 나오거든요. 이런 것을 이해하기 위한 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신화는요, 아주 간단합니다, 제가 간단하게 정리를 해 드리자만, 사람이 세상에 대해 뭘 많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사람이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하늘이고 땅입니다.
- 김어준: 하늘과 땅.
- 강유원: 네.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뭐냐, 그러면 하늘과 땅입니다.
- 김어준: 그러니까 그리스 로마 신화 얘기하다가 그게 깊이가 좀 깊어지면, “신화의 기본 구조 아나?” 이렇게 나오는 거군요.
- 강유원: 그렇죠. 이제는 멘트를 정확하게 만들어 내시는군요. 신화의 기본 구조가 하늘과 땅 아니겠나. 그러면 이제 세 번째로 중요한 게 나오는 거죠. “신화의 기본적 이야기가 하늘과 땅을 오가는 것 아니겠나.” 그러니까 아폴론, 태양의 신, 하늘에 있는 거죠. 제우스, 올림푸스 산꼭대기 하늘에 있습니다. 그리고 대지의 여신 있잖습니까. 이 두 개가 기본이에요. 신화에 대해 얘기가 나오면서 깊어질 때, “자네 신화의 기본 구조는 알고 있나?” 상대가 머뭇거리는 틈을 타서 “하늘과 땅일세 이 사람아.” (폭소) 그러면 “그 사이를 오가는.”
- 김어준: 약간 화내는 듯한 분위기 말이죠.
- 강유원: 이것도 모르느냐는 듯이, 이럴 때는 가볍게 탁자를 쳐 주셔도 좋습니다. “그 사이를 오가는 메신저들이 있지. 독수리라던가 날개 달린 말. 박혁거세 보면 나오잖아, 날개 달린 말.” 이렇게 말을 꺼내고 여기서 독수리 얘기를 집중적으로 해야 합니다. “미국 국기 보면 독수리 있지, 독일 보면 독수리 있지, 로마 군대 독수리 끌고 다녔지, 이게 다 서양에서 하늘의 신이 메신저로 삼은 독수리를 상징하는 거야”, 이렇게. 이 짐승까지 알아두면 좋습니다.
- 김어준: 신화의 구조를 알고 있나? 하늘과 땅일세. 책상 세 번 땅땅땅, 살짝 화냄. 하늘과 땅을 연결하려면 메신저가 필요한데 독수리가 그 역할을 하네.
- 강유원: 하다못해 우리 훈민정음 보면 천지인 삼제 세 요소로 구성하잖아요. 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사람이 있고. 하늘 없는 나라 없고 땅 없는 나라 없기 때문에 이 구조는 어디서나 동일합니다.
- 김어준: 하늘의 신 땅의 신, 그리고 그 둘을 이어주는 메신저들.
- 강유원: 이게 중요하죠. 그 다음에 신화에 있어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툭 튀어나온 것과 푹 들어간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 김어준: 요철을 알아야 한다는...
- 강유원: 네, 요철. 하늘을 상징하는 것들이 툭 튀어나온 것들입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거라면 피라미드, 아니면 울울창창한 나무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이 다 하늘하고 연결되는 것들입니다. 솟아있으니까. 푹 들어간 것은 예를 들면 동굴, 샘물, 서해안 바닷가 가면 폭 들어온 곳 있죠, 해안선. 이런 것들은 땅하고 관계가 있습니다.
- 김어준: 하늘, 하면은 툭 튀어나온 것들은 하늘하고 관계가 있다.
- 강유원: 땅 그러면 푹 파인 것하고 관계가 있다. 해안선 등등...
- 김어준: 해안선이 들어갔건 샘물이 푹 파였건 동굴이 파였건 또 그런 땅과 관련된 것들과 관련된 신들이 따로 있고, 산이건 나무건 피라미드건 하늘과 관련된 것들은 그것과 관련된 신들이 또 따로 있고...
- 강유원: 그렇죠. 그러면 세 개로, 제가 두 개 이상 말씀 안 드린다고 했었지만 세 개로 정리가 되죠. 깍두기로 왔다갔다하는 애들 끼워주고.
- 김어준: 하늘 땅, 깍두기로 왔다갔다 하는 애들. 툭 튀어나온 것, 푹 들어간 것, 하늘과 땅 관련해서. 그러니까 다 끝나버렸네요.
- 강유원: 그러니까 신화와 관련된 얘기는 정리가 된 거죠. 사람들이 도 닦으려고 동굴 속에 들어 간다고 하잖아요. 그게 대지의 힘을 얻으려고 하는 거고, 높은 산에 올라간다 그러면 하늘의 힘을 얻으려고 하는 거고. 이런 식으로 알고 계시면, 딱 이 구조만 알고 계시면 어디 가서 절대 기죽지 않습니다.
- 김어준: 또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신들 이름이라던가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 강유원: 아, 신들 이름이요. 그런데 신들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그 적용을, 그래서 그 신 어디서 나오는 신인데? 이런 질문을 받을 수가 있어요. 위험하죠. 이럴 때는 농경신, 목축신, 천신 이 세 가지만 알아두시면 돼요. 천신, 어디에나 다 있거든요. 그리고 대지신. 아, 그런데 분류 방법이 이렇게 나눠지겠네요. 인류 역사상 문명의 기본 구조는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농경신하고 목축신. 그러니까 아, 농경신 계열이겠지, 내지는 목축신 계열 아닌가? 이렇게 나오시면 됩니다.
- 김어준: 대표적인 인물 하나씩은 알아둬야 할 것 같은데.
- 강유원: 네, 농경신 계열은 말이죠, 우리의 그 동양권에서는 가령 신농씨라던가, 이건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거니까 안 외워도 됩니다. 어려우시죠? 그러니까 신 이름을 듣고 있다가 농사 비슷한 얘기가 나오면 “아 농경신 계열이네” 이러고, 반대면 “목축신 계열이네” 이렇게 해주면 됩니다. 제우스 같은 거는 기본이잖아요. 하늘신이니까. “아, 이건 하늘신이구나” 하면서 약간 머리를 굴려주면서 해결하시면 되겠습니다.
- 김어준: 하늘 땅에서 천신 대지신 나오니까 해결이 되고, 사람들이 뭘 하느냐, 사람들 활동 뭘 관장하느냐에 따라서 농경신과 목축신을 구별해주면 끝나는군요.
- 강유원: 네. 기본적으로 그 신에서 파생되어서 나오는 거기 때문에.
- 김어준: 그러면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 보도록 하죠. 신화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우선 콘텍스트를 알고 있나? (폭소) 신화의 콘텍스트를 알고 잇나? 콘텍스트가 뭔데 하고 물으면 기본이지 하고, 콘텍스트는 두 가지가 있지. 신화 자체의 콘텍스트와 왜 읽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콘텍스트. 신화 자체로 가면 해양문화, 읽어야 하는 이유는 정치경제학적 함의가 있기 때문에.
- 강유원: 예를 들어, 동아시아에서 공자 모르면 대화할 수 있겠나, 이렇게.
- 김어준: 거기서 신화에 관해 얘기가 더 진전됐다 싶으면, 신화의 구조 알고 있나? 하늘과 땅이 있고 그 사이에 메신저가 있어. 그건 독수리지.
- 강유원: 천마도 넣어주세요
- 김어준: 네 천마. 독수리 얘기하면서 독일 미국 로마의 독수리 문양을 알고 있나? 마지막으로 좀 더 진전이 되면,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네 가지로 분류가 되지. 천신과 대시진 농경신과 목축신. 모르는 신 이름이 나오면 뭐 하는지 물어봐서, 아, 그럼 농경신 계열이군. (폭소) 사냥하고 관련된다 싶으면 아 목축.
- 강유원: 그렇죠. 근대화 이전에는 산업이라는 게, 딴 게 없었거든요. 유목과 농경뿐이지.
- 김어준: 이렇게 해서 우리가 신화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 강유원: 감사합니다.
- 김어준: 고맙습니다.
* 출처: CBS <김어준의 저공비행>
(2015.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