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ie Valli - Can’t Take My Eyes Off You (흔히들 i love you baby라고 검색하는 곡)
( www.youtube.com/watch?v=J36z7AnhvOM )
(2021.01.12.)
Frankie Valli - Can’t Take My Eyes Off You (흔히들 i love you baby라고 검색하는 곡)
( www.youtube.com/watch?v=J36z7AnhvOM )
(2021.01.12.)
지난주에 <우주 생명 마음> 중간고사를 보았고, 채점도 다 끝났다. 학생들에게 공지했던 대로 전부 선다형 문제로 냈는데, OMR 카드 리더기가 없어서 내가 손으로 채점했다. 채점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한 번 더 확인한 뒤, 다음 주에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성적을 공지할 생각이다.
오전반과 오후반을 모아서 한 번에 시험을 보면 문제도 한 세트만 내고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자면 여러 가지 귀찮은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시험 문제를 두 세트로 냈다. 아예 다른 범위에서 시험 문제를 낸 것은 아니고, 거의 같은 범위에서 문제와 선지만 바꾸었다. 같은 내용인데 오전반은 선지 중 맞는 것을 고르고 오후반은 틀린 것을 고르라고 한 문제도 있었고, 맞는 것/틀린 것으로 바꿀 수 없는 경우는 같은 문제에 일부 선지만 바꾸었다. 대충 이런 식이다.
(오전반)
40. 다음 중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설을 주장한 소련 생화학자는 누구인가?
① 레닌
② 스탈린
③ 오파린
④ 푸틴
(오후반)
40. 다음 중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설을 주장한 소련 생화학자는 누구인가?
① 스탈린
② 오파린
③ 부하린
④ 푸틴
이런 방식으로 출제하면 오전반 학생이 오후반 학생에게 문제를 유출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걱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두 가지 대비책이 있었다. 하나는 답안지 제출할 때 문제지도 이름을 적고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문제지를 제출하지 않으면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0점 처리한다고 공지했다. 다른 하나는 시험 전에 출제 문제에 대한 충분한 힌트를 준 것이다. 힌트가 충분하니 문제가 유출되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40번 문제에 대한 힌트로 제시한 키워드 세트는 “오파린, 코아세르베이트”였다.
중간고사 끝나고 나서 저녁 때 강좌 LMS에 문제지와 정답을 올린 뒤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을 받는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10월 31일(금)까지 ‘유효한 이의제기’를 하면 가산점을 주겠다고 했다. 중간고사 후 첫 수업 직전까지 접수된 이의신청은 총 네 건이었다. 유효한 이의제기란 문제에 결함이 있음을 증명하여 채점 결과를 바꾸는 경우를 말하는데, 접수된 네 건 중 유효한 이의제기는 없었다. 중간고사 후 첫 수업 때 학생들의 이의제기 내용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해설을 한 뒤, 유효한 이의제기가 없었으므로 가산점도 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는 학생들에게 내가 학부 다닐 때의 이야기를 했다. 학부 후배 중에 2점대 학점을 3점대 학점으로 만든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은 그 후배가 자기 후배들에게 자기가 학점을 올린 비결을 공개했다. 수업마다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고, 마치 무언가가 궁금한 것 같은 표정으로 수업을 듣고, 사실은 하나도 안 궁금한 데도 손 들고 질문했더니, 철학에 대해 추가로 알게 된 것이 거의 없는데도 학점이 1점 가까이 올랐다는 것이다. 당시 내가 다닌 학교의 철학과는 전반적으로 수업이 파행적이었으니, 학부 후배의 행동은 정말로 학점 상승의 유효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해당 학생의 행동만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진짜 문제는 파행적인 수업의 틈새를 이용한 학생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제공한 교강사들에게 있다. 이는 강의료 받아놓고 개떡 같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의 인성에까지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살다 보면 먹고살려고 거짓말하게끔 되어 있는데, 대학에서부터 그런 것을 시킨다? 그래 놓고 무슨 놈의 교육이네 교육자네 하겠는가?
내가 학생들에게 말한 바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정말로 유효한 이의제기를 했다면 수강생 전체에게 도움을 준 것이므로,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의제기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어떠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 그러한 이의제기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었는가? 유효하지 않은 이의제기는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 이의제기한 학생이 정말로 궁금했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고 그에 대한 응답을 들었다면, 이미 그 학생은 이의제기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은 것이다. 만일 그것이 그 학생의 행위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면, 그 학생은 궁금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마치 궁금한 듯 거짓말을 한 것이다. 학생이 거짓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그래도 이의제기를 한 학생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자니 좀 그렇기는 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수고했고 좋은 시도였다고 하면서 박수를 쳐주었다.
(2025.10.29.)
유튜브 채널 <보다 BODA>의 <역사를 보다>에 신병주 교수가 출연하여 조선시대에 의외로 왼손잡이가 많았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 신병주 교수: “왼손잡이가 많아요, 조선시대에도.”
- 허준: “왼손으로 하면 막 두드려맞는 거 아니에요?”
- 신병주 교수: “그런데 조선시대 영조 때 대사례라고 함께 신하들하고 활쏘기 시합하는 그 장면이 그림으로 나오는데요, 서른 명인가 참여했는데 열두 명인가가 왼손잡이예요. [...] 그래서 실제 (왼손으로) 활 쏘는 사람을 좌궁이라고 표시해요. 왼손으로 쐈다, 오른손으로 쐈다, 그게 분석이 되는데, 그래서 저도 예전에는 왼손 쓰고 이러면 막 때리고 해서 전부 오른손으로 전향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조선시대에는 놔두었던 것 같아요.”
- 허준: “그러면 이 얘기는요, 오히려 현대 문명이 들어오고 나서 대한민국이 그렇게 된 것이지 조선시대에는 오히려 왼손을...”
- 신병주 교수: “그렇죠. 안 때렸다.”
- 박현도 교수: “서양 문화를 따랐겠죠. 우리가.”
- 허준: “미국에서 그랬대요. 미국에서 아이들이 왼손 쓰면 왼손 묶어놓고 때리고 그랬다고 얘기하더라구요.”
- 신병주 교수: “조선시대 부모님은 상당히 온화했습니다.”
- 강인욱 교수: “그게 시민교육이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시화되면서 일정한 방향으로 사람들이 디렉팅이 생겨야 되지 않습니까? 같이 모여야 되기 때문에 그때 생겨난 것이지 조선시대에는 그렇게까지 사람들이 인구 밀도가 조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가르치는 비용보다 그 사람이 잘하게 하는 노동의 효율이 훨씬 더 값진 것이죠. 굳이 바꿀 이유가 없는 것이죠.”
- 신병주 교수: “그래서 저도 영화나 드라마 자문할 때 왼손잡이도 좀 써라. 왼손잡이 너무 안 나와요. ”
- 허준: “서른 명 중에 열두 명이 이 정도면...”
- 신병주 교수: “그렇죠. 꽤 많죠.”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조선시대에 정말로 왼손잡이가 많았는지, 조선시대에는 왼손잡이로 태어난 아이들을 오른손잡이로 바꾸려는 교정 풍습 같은 것이 없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영조 때 그린 대사례 그림이 조선시대 왼손/오른손 문화의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활을 쏘기 전까지는 왼손잡이는 왼손으로 활시위를 당기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시위를 당기든 줌을 잡든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시위를 당기는 만큼 줌을 잡는 팔이 버텨주어야 활시위가 당겨지기 때문이다. 시위를 얼마나 잘 당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눈이다. 왼눈잡이냐 오른눈잡이냐에 따라 시위를 당기는 손이 결정된다. 오른눈잡이가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왼손으로 활시위를 당기다가는 옆 과녁에 화살을 쏴서 옆 사람을 신궁으로 만들어주는 수가 있다. 나는 왼손잡이지만 활시위는 오른손으로 당긴다.
아마도 신병주 교수는 활을 쏘아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신병주 교수와 같은 학교에 재직하는 사학과 교수 중에도 활을 쏘는 사람이 없는 것 같고, 접근가능한 조선사 전공자 중에도 활을 쏘아 본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군사사 전공도 아닌 사람이 조선시대 왼손/오른손 문화를 알기 위해 활을 배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으므로, 이런 착오는 허용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만, 영조 때 대사례 그림에서 왼손으로 활시위를 당기는 사람이 너무 많이 보인다는 점에서 신병주 교수가 자신의 가설을 의심할 기회가 있었을 것 같기는 하다. 서른 명 중 열두 명이면 40%인데, 조선시대 인구 중 40%가 왼손잡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면, 일단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의심부터 들어야 하지 않을까?
왼손잡이/오른손잡이를 결정하는 것이 유전적인 것인지, 문화나 생활습관 같은 것인지에 관한 연구도 있다고 한다. 문화나 생활습관을 배제하기 위해 태아를 대상으로 움직임을 관찰한 연구가 있다. 태아 224명 중 12명(6%)만이 왼쪽 엄지손가락을 빨았고 나머지는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빨았다는 연구가 있고, 임신 10주차 태아 72명의 팔 움직임을 초음파로 추적해 보니 약 85%가 왼팔보다 오른팔을 더 많이 움직였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한다면, 왼손잡이로 태어나는 사람은 15% 미만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왼손/오른손 문화를 알아보려면, 대사례 그림 말고 과거 시험장을 그린 그림에서 왼손으로 붓을 잡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내가 학부 때 했던 서예동아리에서 왼손으로 붓을 잡는 사람을 못 본 것 같다. 조선시대 과거 시험장을 그린 그림에서 왼손으로 붓을 잡는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것 같다.
* 뱀발
예전에 어떤 군사사 연구자의 발표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선생님에 따르면, 한국에서 발표한 화포 관련 논문 중 실제로 화포 시험을 해보고 쓴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방송국에서 가끔씩 뭘 쏘는 것을 보여주니까 군사사 연구자들도 화포 같은 것을 쏘는가 싶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방송국에서 뭘 쏘는 게, 정말로 조선시대 화포 기술에 근거했는지 의심해야 할 것 같다.
군사사든 과학사든, 수완 좋은 선생님이 있어서 한화그룹에서 후원을 받아온다면 좋을 것 같다. 과학사 수업에 갈릴레오가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갈릴레오의 사례를 참고하여 한화그룹에서 후원을 받아서 화포도 재연해 보고, 맹선이든 판옥선이든 만들어 보고, 재현한 판옥선에서 포도 쏴보고, 이왕 판옥선 만든 김에 낚시도 하고, 회도 먹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
* 링크(1): [보다 BODA] 역사를 보다 EP.98 조선시대 선비들만 알았던 한양가는 지름길(+호랑이, 도적떼..)
( www.youtube.com/watch?v=PFvFT32yn9g )
* 링크(2): [사물공이 잡학지식] 왜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많을까?
( www.youtube.com/watch?v=-4Iv7nFyvTA )
* 링크(3): [보다 BODA] 왼손잡이보다 오른손잡이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 (석기시대부터.. )
( www.youtube.com/watch?v=iP_M2XblsaI )
(2025.10.24.)
핵심어를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연구 분야나 관심 분야를 소개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사람 만날 때마다 전공 분야가 바뀌는 준-사기꾼들이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자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