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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6
철학자 마틴 톰슨-존스(Martin Thomson-Jones)의 성은 왜 길어졌는가
과학철학자 중에 ‘마틴 톰슨-존스’(Martin Thomson-Jones)이라는 사람이 있다. 동료 대학원생이 <부에나 비스타 저널 클럽>에서 그 사람의 논문을 발제하여 알게 되었다. 나는 서양 사람들 성 중에서 가운데 대쉬(-)가 들어가는 성을 볼 때마다 대쉬가 왜 들어가는지 궁금했는데, 마틴 톰슨-존스는 나 같은 사람이 궁금할까봐 자기 성이 길어지게 된 이유를 개인 홈페이지에 밝혔다. 마틴 톰슨-존스의 성은 원래 ‘존스’(Jones)였는데, 2004년에 케이트 톰슨(Kate Thomson)이라는 여자와 결혼하면서 자기 성을 톰슨-존스로 바꾸었다. 성을 바꾼 후 전화상으로 이름 철자를 불러줄 때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마틴 존스가 마틴 톰슨-존스가 되던 2004년, 나는 학부 신입생이었다. 내가 입학한 학교의 담벼락에는 한문도 잘 모르는 노인네들이 만든, 호주제 폐지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노인네들이야 그렇다고 치자. 학부생 중에도 맛이 안 좋은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어떤 선배가 총학생회 선거에 후보로 출마하면서 가부장제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성을 안 쓰고 이름만 썼는데, 그 때는 난리도 아니었다. 학교 커뮤니티에 후보의 아버지는 딸이 그러고 다니는 것을 아느냐 모르느냐 하는 식의 막말이 계속 올라왔다. 미개한 시절이었다.
선배는 학교에서 성을 쓰지 않았지만 아버지와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하긴, 부모와의 관계 때문에 성을 쓰고 안 쓰고를 결정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는가? 하여간 선배의 아버지는 선배와 사이가 좋았고 선배가 학교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대강 알고 있었다고 들었다. 선배의 아버지는 자기 딸이 선거운동을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학교 커뮤니티 글을 찾아보았다가 아버지 운운하던 게시물을 읽고 마음이 상했다고도 한다.
그 당시 나는 그 선배 옆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기술적으로만 가능하다면 정부 차원에서 전 국민 뿌리 찾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부가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누가 양반 후손이고 누가 쌍놈 후손인지를 정확히 찾아주고, 알기 싫다고 해도 강제로 자기 조상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좋을 뿐 아니라 사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양반 후손들은 혈통에 대한 자부심이 생겨서 좋고, 쌍놈 후손들은 망상에서 벗어나게 되니 좋다. 가부장적 혈통에 집착하는 사람도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나 2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니 사회도 건강해질 것이다.
그 당시에는 총학생회장 후보가 성 안 쓰고 이름만 쓰는 것이 공문서 위조에 해당되는지 법리적 검토를 해야 한다는 법대생들도 있었다. 기껏 법대를 다녀놓고 그러는 것도 참 딱한 일이기는 하다. 그런 미친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든 적어도 법률가는 아니어야 사회에 해를 덜 끼칠 텐데 지금은 뭐 하고 사나 모르겠다.
* 링크: 마틴 톰슨-존스의 홈페이지
( www.martinthomsonjone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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