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4

이상한 나라의 걸리버 여행기?



한국이 희한한 나라인 게, 천민들이 민주주의를 하고(천민 민주주의) 귀족들이 노동을 한다(귀족 노조). 이런 장면을 어디서 봤더라? 『걸리버 여행기』에서였나?

(2014.08.27.)


2014/10/03

변희재가 친필 서명한 단행본을 손에 넣다



선생님께 기말보고서(라고 하지만 그냥 텍스트 폐기물)를 제출하고 ‘아, 이번 기말보고서도 망했구나’ 하며 무기력하게 보내고 있었다. 6동 3층 남자화장실 입구 근처에 누군가 잔뜩 버려놓은 책 무더기를 보고, 혹시나 쓸 만한 책이 있나 싶어서 이리저리 뒤지던 중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변희재가 친필 서명한 책이 있었다.

내가 주운 것은 2000년에 출판된 『아이 러브 인터넷: 16인의 행복한 인터넷 리더를 만나다』라는 책이다. 안 읽어봐서 책 내용은 모르겠다. 중요한 건 책 내용이 아니라 변희재의 친필 서명이다. 보통은 이런 식으로 책을 주우면 교보문고 중고서점에 등록해서 판매하는데, 변희재 책은 소장가치가 높기 때문에 판매상품으로 등록하지 않았다.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친놈 변희재의 친필 서명을 내가 가지게 되다니. 폐허가 된 낙양성에 들어간 손견이 우물에서 옥새를 찾았던 『삼국지연의』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변희재의 책을 얻고 나서 잃어버렸던 활력도 되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박근혜 정부가 3년 넘게 남았다. 정부가 지금처럼만 돌아간다면 임기 끝나기 전에 변희재가 청와대 대변인 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변희재는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한다. 윤창중도 청와대 대변인을 했는데 왜 변희재는 하지 못한단 말인가?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일베에서 이 책을 경매해야겠다.

* 뱀발: 흥미롭게도, 책 뒷면에는 오연호와 김어준의 글도 있다. 당시에는 그들이 변희재와 같이 놀았던 모양이다.

“클린턴이 서울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서는 클린턴이 서울에 오는 것보다 자신의 할머니가 서울에 오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럼 그게 기사화되는 것이 뭐가 문제겠는가?” (오연호 / 오마이뉴스 리더)

“우리가 정말 잘 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탁월하게 잘하면 5년 정도 후에 조선일보의 사옥을 딴지일보의 화장실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거다. 하하.” (김어준 / 딴지일보 리더)





(2014.06.21.)


2014/09/01

지식 소매상과 그 응용



유시민이 ‘지식 소매상’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는데, 이 말을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지식 1차 산업 종사자’가 있다. 인류 지성에 원재료를 제공한 사람들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노자, 석가모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연 법칙의 본질에 관련한 최근의 논의도 결국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대결로 귀결되기도 한다.

1차 산업 종사자들이 만든 생산물을 가공하여 무언가를 만든 사람들은 ‘지식 2차 산업 종사자’로 볼 수 있다. 주희, 왕수인, 아우구스티누스 등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칸트 같은 위대한 사람들은 1차 산업 종사자로 넣을지 2차 산업 종사자로 넣을지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지식 3차 산업’은 분야가 다양하다.

‘지식 도매상’이 있다. 특별히 자신의 이론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2차 산업 종사자로부터 대규모로 지식을 가져온 사람들이다. 중국 당나라의 현장, 고려의 안향, 한국의 조순 등이 있다.

‘지식 소매상’도 있다. 지식 소매상은 지식 도매상에게서 상품을 받아서, 비-전공자들이 상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잘 유통시키는 사람이다. 유시민, 김용옥 등이 있다. 김용옥은 자기가 지식 지식 1차 산업 종사자나 지식 2차 산업 종사자라고 우기는 경향이 있지만 소매상이다.

‘지식 고물상’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지식을 모아서 가치 있는 지식으로 만드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들이 고물상이라는 것은 이들의 지식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작업이 실제 고물상처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것들을 잘 모아서 가치 있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강준만 교수, 한홍구 교수 등이 있다.

‘지식 엔터테이너’는 지식을 이용한 퍼포먼스(토론, 조롱 등)로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들이다. 진중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약장수’는 이상한 지식을 파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파는 약을 먹으면 플래시보 효과 때문에 일부 복용자들이 잠시 통증을 잊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 약이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이들이 파는 약은 그냥 밀가루약이다. 약장수를 신봉하는 복용자들에게 그 약이 밀가루약이라고 말하면 일부 복용자는 화를 내기도 하며, 또 다른 복용자들은 약장수들이 약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가지고 2차 산업 종사자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든 말든 약장수는 약장수다. 강신주 박사, 고미숙 박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마약상’은 약장수보다 강력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파는 약은 약장수가 파는 약보다 진통효과나 환각효과가 강하다. 김난도 교수, 혜민 스님 등이 있다.

‘지식 철거업자’는 용역 활동을 하며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을 자주 고발하며 가끔 고발당하기도 한다. 변희재가 여기에 속한다.

‘비-지식활동인구’는 지식과 관련된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지성은 비-지식활동인구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면 나는 어디쯤에 속할까? 아마도 나는 지식 꼬마 정도 될 것이다.

- 나: “엄마 엄마, 나 다음 학기 대학원 다니게 330만원만!”

- 엄마: “너 이번에 수료했잖아.”

- 나: “아, 들켰네.”

(2014.07.19.)


초등학교 셔틀버스의 전원주택 진입로 출입을 막다

전원주택 진입로에 깔린 콘크리트를 거의 다 제거했다. 제거하지 못한 부분은 예전에 도시가스관을 묻으면서 새로 포장한 부분인데, 이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몇 배 두꺼워서 뜯어내지 못했다. 그 부분을 빼고는 내 사유지에 깔린 콘크리트를 모두 제거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