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4

<언어철학>과 <심리철학>을 수강한 아저씨의 정체



이번 학기 내가 맡은 학부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 중에 부모님 또래인 아저씨가 있다. 학사 편입하셨다고 하던데 어떤 사연이 있어서 철학과 학사 편입을 했을까? 예전에 학회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지방에 있는 철학과 대학원에 은퇴한 아저씨들이 대학원생으로 입학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인생의 의미 같은 것을 찾으러 동양철학을 배우러 온다는 것이다. 내 수업을 듣는 아저씨도 인생의 의미를 찾으러 철학과에 오신 것이었나?

며칠 전 <언어철학> 수업 중간고사를 보았다. 제일 늦게까지 답안지를 작성한 사람 중 한 명이 그 아저씨였다. 그 분은 답안지를 제출하며 자신은 신학대에서 학위를 받고 나서 스스로 철학 쪽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철학과에 학사 편입을 했다고 말했다. 목사님이었다. 목사님은 웃으면서 “선생님께서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셨는데 제 답안지가 부족한 것 같네요”라고 하고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식사 대접이라도 하고 싶다고 하셨다.

쉬는 시간에 그 목사님의 석사학위논문과 박사학위논문을 찾아보았다. 박사학위논문 감사의 글에, 시골에 있는 작은 교회의 목사로서 활동하던 중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더 잘 전달하고 싶어서 박사과정에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렇게 조직신학 전공(칼 바르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철학 쪽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다시 철학과로 학사 편입했다. 감사의 글을 읽으니 수업을 더 신경 써서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024.10.24.)


2024/12/14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예언한 알라딘 독자 구매평 성지순례



졸업하게 해주세요. 교수되게 해주세요. 결혼하게 해주세요.

* 링크: [알라딘]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3220344 )

(2024.10.14.)


2024/12/13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알라딘 온라인 중고 현황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 서점에서 한강 작가가 쓴 소설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중고서점도 예외는 아니다. 원래 『채식주의자』 중고 매물이 너무 많아서 온라인 중고서점에서 최저가가 500-1,000원대였는데,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 매물이 다 팔려서 알라딘 온라인 중고에서는 중고책 최저가가 이미 원래의 정가를 넘어섰다. 『채식주의자』 초판 1쇄 저자 서명본이 알라딘 온라인 중고에 500만 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 링크: [알라딘] 채식주의자 - 한강 연작소설 : 2007년(초판 1쇄, 저자 서명본, 창비)

( www.aladin.co.kr/shop/UsedShop/wuseditemall.aspx?ItemId=328577165 )

(2024.10.13.)


2024/12/12

주제별 철학사 수업을 만든다면



일반적인 철학사 수업 이외에도 분석철학 쪽 학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철학사 수업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러한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분석철학을 이해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분석철학 쪽 수업을 들으면서 겪는 고통을 견딜 유인을 제공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내가 아는 한에서는, 분석철학 쪽 수업들에서는 대부분 주제나 문제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보이게끔 가르친다. 이게 왜 중요한 건가 싶은 내용이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나온다. 내가 학부 때 들었던 몇 안 되는 분석철학 수업도 그렇고, 대학원 와서 청강한 학부 수업도 그렇고, 다른 학교 학부 수업 강의록을 봐도 그렇고, 교재로 쓰는 책을 봐도 그렇다.

물론, 그런 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필요한 것만 가르쳐도 수업 시간이 모자라고, 이전 시대의 철학사적인 맥락을 가르친다고 해서 해당 수업의 내용에 관한 이해도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언어철학이면 프레게부터 배우면 되고, 인식론이면 게티어부터 배우면 된다.

그래도 분석철학의 주제들이 철학사에서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는 보여준다면, 학생들이 분석철학 수업을 들을 때 느낄 수도 있는 심리적 거부감 같은 것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중세 지칭이론부터 프레게 직전까지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 안다면, 처음부터 프레게를 배우는 것보다는 학습 의욕이 높아질 것이다.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부터 게티어 직전까지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 알아도 그와 비슷한 효과가 날 것이다.

한 학기 동안 다 배우고 전체적인 그림을 알게 된 후 그게 중요한 것인지 알려면, 일단 수업 시간에 앉아 있어야 하고, 수업 시간에 멀거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수업 내용을 이해하려는 의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철학사는 교육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레게나 게티어 이전의 분야별 철학사는 그 이후의 철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기는 하지만, 학기 초반 수업에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일단 참고 배워보자는 마음을 먹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철학사 수업이라고 하면 보통은 고대철학, 중세철학, 근세철학 등 시대별로 하는 경향이 있는데, 분야별로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제별 철학사 수업을 대학의 정규 수업으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분야별 선생님들이 특강 형식으로 하는 것을 모아서 유튜브 채널 같은 데 올리는 것은 (이것도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네이버 같은 데서 후원한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2024.10.12.)


[외국 가요] 맥 드마르코 (Mac DeMarco)

Mac DeMarco - Heart To Heart ( www.youtube.com/watch?v=qBoQzo98EpQ ) ​ ​ (202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