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8

옆집에서 쌓은 낮은 담



지난주 수요일 오전 10시쯤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옆집이 무단 점유한 우리집 농지 관련한 것이다. 면사무소에서 5월 7일(수)에 현장 확인을 하고 나서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었다. 민원을 다시 넣을까 고민했는데 마침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서 반가웠다. 담당 수사관은 시청에서 농지법 및 건축법 위반 혐의로 어머니(토지 소유주)와 옆집 둘째 딸(건축주)를 둘 다 고발했기 때문에 어머니도 일단 경찰서에 와서 조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경찰 조사를 받을 시간을 조율해야 했는데, 목요일은 어머니가 시간이 안 되고 금요일은 경찰이 시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연락받은 오늘 수사 받을 수 있냐고 물으니 경찰은 가능하다고 했다. 어머니는 경찰서에 가기 싫은지 마당에 번지는 클로버를 다 뽑아야 한다며 다음 주에 가면 안 되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어머니보고 한가하게 풀 같은 소리를 할 것이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경찰서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옆집이 숨돌릴 틈이 없도록 계속 들이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 날 오후 1시까지 경찰서로 가기로 했다. 경찰 조사 때 필요할까 싶어서 경찰서로 출발하기 직전에 옆집 사진을 찍었다.

어쩌다 보니 경찰서에 자주 오게 되었는데, 이번에 갔을 때는 정문 근처 인도에 차량 진입을 막는 돌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돌에 미수금 회수 대행업체의 광고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경찰서 정문 앞에 이런 스티커를 붙여놓다니 합법적인 업체이거나 유능한 업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의자인 어머니만 조사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내가 아들이고 진술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나도 조사실에 같이 들어갔다. 단순한 사건인데도 조사받는 데 대략 한 시간이 걸렸다. 수사받고 나오면서 어머니는 연락받자마자 오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우리야 경찰서에 여러 번 갔으니 경찰에서 불러도 그런가 보다 하는데, 옆집 같은 경우는 경찰서에서 소환 통보만 받아도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 것이었다. 우리는 부르자마자 경찰서에 갔는데 옆집은 차일피일 미룰 테니 경찰 입장에서 어떻게 보겠느냐는 것이 어머니의 생각이었다.

경찰서에 다녀와서 연구모임 활빈당 단체카톡방에 경찰서에 가서 조사받은 사실을 알리고 경찰서에 가기 직전인 오후 1시쯤에 찍은 옆집 사진을 올렸다. 옆집 건물을 본격적으로 철거하기 전에 어디에 무엇이 묻혔는지 확인도 하고 일종의 심리전도 할 겸 우리집 농지를 불법 점유한 건물의 밑동을 삽으로 파헤쳤다. 이 때문에 건물 기초가 약간 공중에 뜬 것처럼 보인다. 이 모습을 본 대학원 선배는 “그러다 공중 주택 되겠네”라고 말했다. 건물 전체가 우리집 토지에 들어왔다면 공중 주택을 만들었을 텐데 건물의 일부만 들어왔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나는 “공중 주택은 될 수 없고 반가사유 주택 정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그 날 오후 옆집 땅에는 오전에 없던 벽돌이 쌓여있었다. 시청에서는 어머니와 옆집 둘째 딸을 같이 고발했으므로 옆집 둘째 딸도 그 날 오전에 경찰의 연락을 받았을 것인데 벽돌을 주문했던 것이다. 우리집 토지와 옆집 토지 사이에 담을 쌓기 위한 것이었다.

그 다음날 아침, 옆집 둘째 딸의 친구인 건설업자 아저씨가 와서 정화조에 연결된 배수관을 짧게 줄이고 바닥에 시멘트를 바르고 벽돌담을 쌓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우리집 땅을 덮던 시멘트를 뜯어내는 작업을 했던 그 아저씨였다. 아저씨에 따르면, 그 전날 오전에 옆집 둘째 딸이 전화를 걸어서 당장 담을 쌓아달라고 주문했다고 하는데, 위에서 물이 내려온다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한다. 도대체 물이 어디에서 내려오는가? 흙에 스며들었던 물이 빠져나와 고일 수는 있겠으나 따로 물이 내려올 수는 없다. 옆집은 예전부터 물에는 굉장히 예민하다. 옆옆집에도 물 내려온다고 그렇게 갖은 행패를 다 부렸던 것이다.

경찰 수사관에게 연락받으면 경찰 조사에 어떻게 대비할지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옆집 둘째 딸은 벽돌담을 쌓으라고 성화였다. 자기 손으로는 절대로 집을 못 부순다고 하더니, 경찰의 연락을 받고도 그러고 있었다. 이것만 봐도, 악당들은 보통 사람과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사업자 아저씨가 지난 주 목요일부터 이번 주 월요일까지 3일 간 일했으니 대략 100만 원 정도 들었을 텐데, 옆집에서는 그 돈을 써가며 저항하는 것이다.

벽돌담을 쌓아봐야 우리집 토지를 침범한 만큼 집을 잘라내면 상하수도며 배선이며 거의 다 다시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집이 기능을 못 하게 될 텐데, 그런데도 옆집 것들은 배수관 길이를 줄여가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이러니 못된 종자들은 일반적인 사람과 같다고 보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나는 별거 아니기는 하지만 전부터 하던 대로 심리전의 일환으로 정화조에 연결된 배수로를 덮은 흙을 걷어냈다. 어차피 우리집 토지라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배수관을 늘리든 줄이든 결국은 철거할 때 다 썰리게 되어 있다. 나는 옆집의 못된 종자들이 오가며 자기 집이 처한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도록 그렇게 작업했다.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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