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治本於農 務玆稼穡
治(다스릴 치) 本(근본 본) 於(어조사 어) 農(농사 농)
務(힘쓸 무) 玆(이 자) 稼(심을 가) 穡(거둘 색)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은 농업에 있으니, 심고 거두는 일에 힘쓰게 한다.
83. 俶載南苗 我藝黍稷
俶(비로소 숙) 載(실을 재) 南(남녁 남) 苗(이랑 무)
我(나 아) 藝(심을 예) 黍(기장 서) 稷(피 직)
[농사는 봄에] 밭에서부터 시작하니, 나는 기장과 피를 심는다.
- 俶載南苗: 『시경』 「소아」편 ‘대전’의 “남쪽 밭에서 일을 시작하여 온갖 곡식 씨를 뿌리니”(俶載南畝 播厥百穀)를 다시 쓴 것.
- 我藝黍稷: 『시경』 「소아」편 ‘초자’의 “더부룩한 찔레나무 가시를 뽑았다니. 예부터 이 일을 왜 했을까. 내가 메기장과 차기장을 심으려 함이지”(楚楚者茨 言抽基棘 自昔何爲 我藝黍稷)를 다시 쓴 것.
84. 稅熟貢新 勸賞黜陟
稅(거둘 세) 熟(익을 숙) 貢(공물 공) 新(새 신)
勸(권할 권) 賞(상줄 상) 黜(내칠 출) 陟(올릴 척)
익은 곡식에 세금을 매기고 햇것을 공물로 바치며, 권면하고 상주며 내치고 올려준다.
- 稅熟貢新: 추수한 후에 농가에 세금을 매기는 일과 종묘에 쓸 공물을 나라에 바치는 일을 묘사한 것.
- 勸賞黜陟: 실적에 따라 상벌을 시행하며 다음해 농사를 독려한다는 내용.
85. 盟軻敦素 史魚秉直
盟(맏 맹) 軻(수레 가) 敦(도타울 돈) 素(흴 소)
史(역사 사) 魚(물고기 어) 秉(잡을 병) 直(곧을 직)
맹자는 바탕을 도탑게 했고, 사어는 평생을 강직하게 살았다.
- 盟軻: 맹자. 추나라 사람으로 자사에게 배웠기 때문에 나중에 사맹학파의 태두로 불렸다.
- 史魚: 춘추시대 위나라의 대부로 이름은 추이고 직간을 잘한 사람이다.
- 史魚秉直: 『논어』 「위령공」 편의 “곧구나 사어는! 나라에 도가 있어서 화살처럼 나아가고, 나라에 도가 없어도 화살처럼 곧게 나아가니”(直哉史魚! 邦有道, 如矢. 邦無道, 如矢)를 다시 쓴 것.
86. 庶幾中庸 勞謙謹勅
庶(여러 서) 幾(거의 기) 中(가운데 중) 庸(범상할 용)
勞(수고로울 로) 謙(겸손할 겸) 謹(삼갈 근) 勅(경계할 칙)
중용에 가까우려면, 부지런히 일하고 겸손하고 삼가고 경계해야 한다.
- 庶幾: 많은 사람이나 많은 부분이 정해진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변화하려는 조짐을 뜻함.
87. 聆音察理 鑑貌辨色
聆(들을 령) 音(소리 음) 察(살필 찰) 理(이치 리)
鑑(거울 감) 貌(모양 모) 辨(분별할 변) 色(빛 색)
소리를 듣고 이치를 살피며, 모양을 보고 기미를 분별한다.
88. 貽厥嘉猷 勉其祗植
貽(남길 이) 厥(그 궐) 嘉(아름다울 가) 猷(꾀 유)
勉(힘쓸 면) 其(그 기) 祗(공경 지) 植(심을 식)
아름다운 계책을 주고, 그것을 공경히 심기에 힘쓰라.
- 貽厥嘉猷 勉其祗植: 『서경』 「군진」 편의 “그대에게 훌륭한 계획과 계책이 있거든 곧 들어가 안으로 그대 임금에게 아뢰고 그대는 밖에서 그것을 따르도록 하오”(爾有嘉謀嘉猷, 則入告爾后于內, 爾乃順之于外)를 다시 쓴 것.
89. 省躬譏誡 寵增抗極
省(살필 성) 躬(몸 궁) 譏(나무랄 기) 誡(경계할 계)
寵(고일 총) 增(더할 증) 抗(겨룰 항) 極(다할 극)
자신이 책망받고 경고받을 것이 있는지 살피며, 영화로움이 더해져 최고조에 이르렀는지 살펴라.
- 寵增抗極: 『서경』 「주관」의 “영화를 누리고 있을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居寵思危)를 다시 쓴 것.
90. 殆辱近恥 林皐幸卽
殆(위태로울 태) 辱(욕될 욕) 近(가까울 근) 恥(부끄러울 치)
林(수풀 림) 皐(언덕 고) 幸(다행 행) 卽(나아갈 즉)
위태롭고 욕됨은 부끄러움에 가까우니, 산간 언덕에 묻혀 사는 것도 다행한 일이다.
- 殆辱近恥: 『노자』 32장의 “도가 있는 곳을 아는 것은 위태롭지 않게 되는 방도가 된다”(知止所以不殆)와 46장의 “재앙 중에서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것은 없다”(禍莫大於不知足)를 다시 쓴 것.
- 林皐幸卽: 『장자』 「지북유」편의 “산림아, 언덕아, 나를 흔쾌히 즐기게 하는구나!”(山林與, 皐壤與, 使我欣欣然而樂與!)를 다시 쓴 것.
* 참고 문헌
김근, 『욕망하는 천자문』, 삼인, 2003.
박성복, 『천자문풀이』, 대구대학교출판부, 2012.
한정주, 『천자문 인문학』, 다산초당, 2016.
(2024.01.15.)